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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삭발투쟁 나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는가”…삭발투쟁 나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기사승인 2019. 05. 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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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항의 서신도 전달…'정부 차원의 문제해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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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들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가습기넷’은 7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항의행동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오섭씨의 모습. /조준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들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가습기넷’은 7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항의행동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가습기 피해자들에 대한 전신질환 인정과 판정기준 완화를 요구하며 △피해단계 구분 철폐 △가습기 살균제 정부 TF 구성 △월 1회 피해자 정례보고회 개최 등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전신질환 인정하라’ ‘국가는 책임져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김기태 가습기넷 공동운영위원장은 “지난 2017년 정부 환경부 용역을 받아 조사된 결과가 있다”면서 “건강 피해자로 인정 된 분들이 45만명 수준이다. 이 중 중증환자로 분류된 분들이 4만이고 그 중에서도 환경산업기술원에 피해자라고 신청한 분들이 6389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그중에서 사망하신 분들이 1403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전체 중에 1403명이 사망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게 핵심이다.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죽여야만 해결해 주겠는가”고 덧붙였다.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폐질환 4단계를 앓고 있으며 아들과 부인을 떠나보낸 조오섭씨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진다는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팔게해서 우리 아들이 지난달 25일 1403번째로 사망을 하게 됐다”면서 “가습기 살균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는데도 정부는 아직도 해결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가습기넷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뒤늦게 살인기업들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처벌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배상액 상한 없는 징벌적 배상제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들의 탐욕을 견제할 재발 방지 대책 없이는 이같은 참사를 절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수진씨, 이재성씨 등 피해자들의 삭발식도 함께 진행됐다. 박씨는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면역질환을 앓게 됐으며 두 아들 역시 같은 질환으로 장해 등급 심의를 받고 있다. 이씨 역시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면역질환 등을 앓게 됐으며 본인의 아들도 폐질환과 천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종료 후에는 가습기넷 관계자들이 정부의 적극적 문제해결 촉구를 요구하며 청와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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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넷’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항의행동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한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수진씨가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조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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