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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흑자전환’ 했지만… ‘천수답’ 경영 여전

정유4사, ‘흑자전환’ 했지만… ‘천수답’ 경영 여전

기사승인 2019. 05.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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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따라 '천국과 지옥' 오가
사업다각화로 체질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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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천문학적 적자를 본 정유업계가 1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향배에 따라 실적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면서 여전히 ‘천수답’ 경영을 벗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부침을 줄이기 위한 지난 5년여간의 사업 다각화 노력이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8일 GS칼텍스를 끝으로 정유4사의 1분기 실적발표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95억원으로 전분기 267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앞서 성적표를 공개한 3사와 같은 방향이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2815억원에서 3311억원으로, 에쓰오일은 -3335억원에서 2704억원으로, 현대오일뱅크는 -1753억원에서 1008억원으로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결과는 철저히 국제유가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안정적 저유가가 형성됐던 지난해 1분기 정유사들은 일제히 호실적을 냈지만 국제유가가 급락했던 지난해 4분기 재고평가 손실에 따라 수천억원 단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다시 1분기 만에 30% 가까이 유가가 급등하며 사놓은 재고에 대한 가치가 달라진 게 실적 개선의 주된 이유다. 이날 GS칼텍스는 “정유부문 실적개선은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차익 규모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초 104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가 1년 만에 50달러선으로 폭락하면서 예외없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정유사들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이후 5년 가까이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사업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더 고부가가치 사업을 찾아 기술과 설비에 투자하는 등의 행보다.

석유산업 업황을 ‘알래스카의 여름’에 빗대며 더 큰 위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SK이노베이션은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배터리를 지목하고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려 왔다. 아직 전기차시대가 본격화하지 않은 탓에 실적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반도체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시설을 설립하는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통해 회사를 ‘에너지-모빌리티’ 종합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도전을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은 기존 5조원을 투자한 RUC/ODC 복합시설에 이어 2023년까지 5조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하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고양시에 ‘자동차 문화공간 조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첫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건립계획을 밝혔다.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에도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극명히 엇갈린 성적표를 통해 여전히 유가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벗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업계에선 원유를 원료로 하는 이상 유가 변화로부터 기업 실적이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면서도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수출물량 증대로 대응하고, 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며 “‘친환경’과 ‘4차 산업혁명’ 등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비정유 에너지 사업’과 ‘융·복합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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