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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한 기업도 포함된 인도 GDP…모디 통계조작 의혹

폐업한 기업도 포함된 인도 GDP…모디 통계조작 의혹

기사승인 2019. 05. 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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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SO, 통계청의 GDP 산출의 문제점 지적
경제학자·시민사회 중심으로 기관의 정치화 우려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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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페이스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내총생산(GDP) 통계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인도 통계청 산하기관인 국가표본조사국(NSSO)이 모디 정부가 발표한 GDP에 폐업한 기업들의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고 폭로한 것. 모디 정부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야권과 경제학자들로부터 통계조작 의혹을 꾸준히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기관의 내부 고발마저 나온 것. 이처럼 정부의 통계자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통계기관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통계청 산하기관인 국가표본조사국(NSSO)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통계청이 GDP 계산을 위해 사용한 데이터베이스(DB)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기업 중 39%에 오류가 있다는 것. 실제 인도의 GDP 산출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기업 중 21%가 폐업 상태였으며, 12%는 추적이 불가능했다. 나머지 6%는 분류가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가표본조사국의 폭로는 통계청 산하기관에 의해 제기된 비판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잘못된 데이터베이스로 인해 인도의 GDP 규모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GDP는 1년간 국가 내에서 일어난 가계소비(C)·기업투자(I)·정부지출(G)·순수출(NX)의 합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기업투자 부분이 잘못 산출됐다는 지적이다.

그간 야당과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모디 정부가 경제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통계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2017년 4분기 GDP 성장률과 관련해 다수의 경제학자가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 수치(7.2%)는 과장됐으며 실제로는 6.2%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에는 모디 정부가 실업률 통계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국가표본조사국의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경제학자들과 시민사회에서는 통계기관이 지나치게 정치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모디 정부는 출범 1년 차인 2015년 GDP 지표에 활용할 데이터베이스를 새로 확립하고, 이를 활용해 전(前) 정부의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데이터베이스의 신빙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밀란 바이슈나브 선임 연구원은 “활발한 성장세를 보여온 인도의 GDP 성장률과 부진한 미시경제 지표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이번 보고서가 밝혀낸 셈”이라며 “GDP 수치가 의심스러운 기업 데이터에 기반해 나온 것이라면 통계청의 신뢰도는 물론이거니와 인도의 통계 시스템 전체의 신뢰도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부 통계치에 대한 비판은 국가통계위원회 같은 공식 기관을 포함한 학계 주류 인사들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2005년 설립된 국가통계위원회의 간부들이 지난 1월 정부에 반발하며 사퇴, 기구가 사실상 붕괴된 것이 대표적. 지난 3월에는 108명의 경제학자들이 정부에 통계기관의 제도적 독립성·청렴성을 재정립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도 경제에 통계치 오류가 발생하는 건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7일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비공식 경제(지하경제)와 서비스 산업이 워낙 방대한 까닭에 정확한 경제 활동 측정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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