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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떠나는 글로벌 투자자…어두운 경제 전망·포퓰리즘 정책 원인

말레이 떠나는 글로벌 투자자…어두운 경제 전망·포퓰리즘 정책 원인

기사승인 2019. 05. 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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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XINHUA, 연합
글로벌 투자자들의 탈(脫) 말레이시아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신흥국에 부정적인 세계 경제 상황에다 마하티르 모하메드 정부가 전(前) 정부로부터 떠넘겨 받은 막대한 공공부채 줄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말레이시아의 경제 전망이 좀처럼 나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는 것. 특히 마하티르 정부가 추진한 상품용역세(GST) 폐지와 유류 보조금 부활 등 포퓰리즘적 정책도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12명의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말레이시아의 경제와 관련한 10가지 항목에 대한 성과 평가를 진행한 결과 6개의 항목에서 부정적인 점수를 받았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평가 항목에는 정부 세입·성장 동력·예산·해외투자 등이 포함됐다.

자산운용사 GAM의 투자 담당자 팀 러브는 “현재로서는 말레이시아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망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61년 만의 첫 정권교체를 이뤄낸 마하티르 총리가 집권 이후 1년 동안을 전 정부에서 발생한 막대한 공공부채를 감축하는데에만 급급해 뚜렷한 경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 심리는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양상. 싱가포르 메이뱅크킴엥(Maybank Kim Eng)의 이코노미스트 학 빈 추아는 “마하티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투자자들의 감정은 기대에서 좌절로 바뀌었다”면서 “마하티르 총리는 예상보다 더 취약한 재정과 극심한 부채 부담을 전 정부로부터 넘겨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2018년 말레이시아 주식시장에서는 단 두 달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 꾸준히 자금 이탈이 포착됐다. 말레이시아의 KLCI 지수는 올해 4% 이상 하락, 세계 최악의 실적을 거둔 주식시장 중 하나로 꼽혔다.

이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통화인 링깃의 가치도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채권 매각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링깃화는 지난 3월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인 이후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자금 이탈로 다시 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등 경제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7일 3년만에 처음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마하티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정권교체를 이룬 후 공공부채 감축·민생부담 경감·제도 개혁·실용주의에 입각한 경제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구체적인 산업 육성 전략 및 성장 촉진 계획이 부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상품용역세 폐지와 유류 보조금 부활 등 포퓰리즘적 정책 역시 투자자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발을 빼는 요인. 특히 상품용역세 폐지의 경우 정부 부채 비율이 51.8%인 상황에서 대책없이 세금만 폐지하면서 정부의 자금줄이 말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품용역세란 말레이시아 정부가 적용하고 있는 부가기치세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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