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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인터넷 시대 도래…무슬림 GAFA 움튼다

할랄 인터넷 시대 도래…무슬림 GAFA 움튼다

기사승인 2019. 05.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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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을 위한 웹브라우저 ‘살람웹’. 사진=/살람웹 캡처
이슬람교 신자인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을 한다. 보통 5월 초부터 6월 초 사이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금식하는 것이 교리.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힘들다. 무슬림은 어떻게 라마단 금식을 지킬까. 답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있다. 해가 지면 스마트폰에서 이슬람교 기도문이 흘러나와 식사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아시아에서 무슬림을 겨냥한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18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사로잡아 ‘이슬람의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를 노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무슬림을 위한 IT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하루 5회의 기도 등 무슬림은 일상에서 지켜야 할 계율이 많다. 음식과 생활용품 등을 이슬람 계율에 따라 만든 할랄 제품은 보편화되고 있지만 무슬림의 일상생활을 돕는 할랄 인터넷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IT 스타트업들의 ‘할랄 인터넷’ 물결이 시작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 1월 무슬림을 위한 웹브라우저 ‘살람웹’이 탄생했다. 인터넷 익스플로어·구글 크롬 등과 같이 검색엔진을 갖춘 무슬림 전용 종합 플랫폼이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접속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웹브라우저로 보이지만 카지노 등 계율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는 단어를 검색하면 경고표시가 뜬다. 다만 ‘그래도 진행하기(Proceed Anyways)’ 버튼을 누르면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기도시간 알림과 메카 방향을 알 수 있는 나침반도 제공한다. 무슬림은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하기 때문에 나침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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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람웹에서는 계율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는 단어를 검색하면 경고표시가 뜬다. 다만 ‘그래도 진행하기(Proceed Anyways)’ 버튼을 누르면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살람웹 캡처
하스니 자리나 모하메드 칸 살람웹 상무이사는 살람웹에 대해 “(이슬람) 신자에게 인터넷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살람웹은 앞으로 몇 년 간 1억 달러(약 119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핀테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칸 상무이사는 “미래엔 이슬람 세계의 GAFA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GAFA는 구글(Google),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디지털 시대를 지배하는 인터넷 강자를 의미한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4월 말 무슬림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 ‘움마’가 탄생했다.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의 오디오북 등 무슬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앱에 담았다는 것이 특징. 움마는 현재 250만명의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다. 앞으로 할랄 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지난 3월 무슬림들의 결혼을 위한 데이트 앱 ‘벨’이 등장했다. 매달 2500명의 신규 이용자가 생기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무슬림을 겨냥한 아시아 스타트업들이 무슬림의 GAFA가 되겠다는 청사진은 터무니없는 목표가 아니다. 금융 정보 및 뉴스 제공 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무슬림을 위한 디지털 경제 규모는 2020년 2770억 달러(약 33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슬람교는 21세기 말까지 가장 많은 신자를 가진 종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는 무슬림이 많은 지역으로 무슬림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중동의 풍부한 자금력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많은 밀레니얼 세대의 유연한 상상력을 활용하면 이슬람권 최초의 GAFA가 태어날 가능성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IT에 능통하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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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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