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오른쪽)가 10일 밤 향년 97세로 별세했다./연합뉴스
김성재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은 11일 전날 별세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 여사는 또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라”고 유언했다.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은 김 상임이사는 이어진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유언을 남긴 시점은 작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례와 관련해 “이 여사남의 장례는 유족 및 단체들과 논의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년 97세로 별세한 이희호 여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다. 김 전 대통령과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 했다.
이 여사는 1922년 유복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전신인 이화여전 문과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유학을 다녀와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에서 강의를 맡았다. 당시 엘리트 여성중 하나였다.
이 여사는 국내 1세대 여성운동가로 불리기도 한다. 1950년대 초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 창설을 주도했다. 미국 유학 직후인 1950년대 말에는 대한여자기독교청년회(YWCA) 총무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성운동계 지도자로 성장했다.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이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섰다. 결식아동을 위한 봉사단체 ‘사랑의 친구들’, 저소득층 여성을 돕는 ‘한국여성재단’ 등에서 활동했다. 여성가족부의 모태가 되는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도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