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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동남아서 ‘엔터테인먼트 왕좌’ 쟁취 전쟁

미·중, 동남아서 ‘엔터테인먼트 왕좌’ 쟁취 전쟁

기사승인 2019. 06. 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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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엔 동남아시아에서 ‘엔터테인먼트 왕좌’를 놓고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양국 기업들이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동남아시아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것.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습관 변화를 배경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구글과 싱가포르의 투자회사 테마섹홀딩스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인터넷 기반 미디어 시장은 2018년 110억 달러(약 12조8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3배인 33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보기술(IT) 공룡 텐센트의 동영상 스트리밍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카이첸 리 이사는 “중국 외에서 더 많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태국에 대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을 발표했다. 텐센트는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중국 영화·드라마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올해 말에는 태국 시장에서 점유율 3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텐센트의 최종 목표는 동남아시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최고 점유율을 자랑하는 미국의 넷플릭스를 제치는 것. 넷플릭스의 무기는 동남아시아 시청자에게 호소력이 강한 현지 맞춤형 콘텐츠 제작. 지난 3월에는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태국 축구소년단 동굴 탈출 사건을 제작하기로 하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6월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무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가 탐루엉 동굴 관광에 나섰다가 폭우로 인해 갇혔던 사건을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하기로 한 것. 당시 동굴로 들어갔던 선수들과 코치는 17일 만에 모두 생환하면서 전세계에 감동을 줬다.

넷플릭스는 올해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8개국을 대상으로 100개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의 아마존닷컴도 지난 2017년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했다. 아마존닷컴의 유료회원을 위한 서비스 ‘프라임비디오’는 싱가포르 이외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엔터테인먼트 왕좌의 위상을 가졌기 때문. 동남아시아의 시청자들은 오락성과 화질이 떨어지는 TV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시청 가능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태국 방콕의 대학원생 탄차오닛(30)은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와 홍콩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뷰(VIU)를 이용해 서양과 한국의 드라마를 즐긴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 4~5시간 동안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있다면서 “화질이 나쁘기 때문에 TV는 거의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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