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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진핑 방북, 비핵화에 걸림돌 되지 않게 해야

[사설] 시진핑 방북, 비핵화에 걸림돌 되지 않게 해야

기사승인 2019. 06. 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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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제목: 한반도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 … 한국 중심 잘 잡아야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이 정신없이 펼쳐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부터 오늘까지 평양을 국빈 방문해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한·미 북핵 대표는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했고, 미 재무부는 시진핑이 북한에 가는 날 제재를 발표했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하면서도 제재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남북한과 미·중·러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얘기다. 2005년 후진타오 이후 14년 만에 방북하는 시진핑은 이례적으로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중·조 우정은 천만금을 줘도 못 바꾼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화를 통한 조선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했다. 미국과 실랑이하는 북한 입장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우리에겐 기대보다 우려가 커 보인다.

한·미 북핵대표는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측 대표는 “북·미 간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한다”며 “대화 재개의 조건은 없다”고 문턱을 낮췄다. 이도훈 한국 측 대표는 제재가 만능은 아니라며 “북한도 황금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이 만나길 강력히 희망했다. 유연한 접근을 통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 북핵 대표가 대화 재개를 촉구한지 4시간 만에 미 재무부는 러시아 금융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제재했다. 혐의는 북한 조선무역은행과 연계된 중국 내 회사에 은행계좌를 열어줘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시진핑 방북에 맞춰 제재의 칼을 빼 든 것은 비핵화 판을 깨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도 행사하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유리하게 이끌 속셈이고, 미국은 북·중이 밀착해 비핵화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예방주사를 놓은 셈이다. 시진핑의 평양행은 대북제재를 이완시켜 북한의 숨통을 터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더 강경해질 것이다. 자칫 한국의 입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우리 외교력이 살아나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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