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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 앞두고 ‘포스트 아베’ 대리전 활활

참의원 선거 앞두고 ‘포스트 아베’ 대리전 활활

기사승인 2019. 07. 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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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Era Name <YONHAP NO-2966> (AP)
지난 4월 1일 일본의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AP, 연합뉴스
요즘 일본에선 이달 21일 시행되는 참의원 선거운동으로 분주하다. 히로시마현도 마찬가지. 참의원은 일본의 상원의원 격으로 현재 미조테 겐세이(溝手現正) 의원과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후보가 표밭을 다지고 있다. 히로시마현은 ‘2인구’로 2명의 참의원을 선출하는 구역. 하지만 두명 모두 집권 자민당 소속. 히로시마현에서 자민당이 두명의 후보에게 공천을 준 것은 1998년 참의원 선거 이후 처음으로 21년 만이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측근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대리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의 9일 보도에 따르면 미조테 의원은 지난달 30일 “히로시마의 자유는 히로시마인이 지키자. 대항마와 단호히 싸우겠다”고 밝혔다. 미조테 의원이 싸우겠다는 대항마는 같은 자민당의 가와이 후보. 하지만 파벌이 다르다. 미조테 의원은 히로시마 출신으로 자민당 정조회장을 맡고 있는 기시다 파벌. 가와이 후보는 스가 장관의 측근인 자민당 총재 외교특보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중의원)의 부인이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정권에서 5년 간 외무상을 역임한 총리 잠룡. 자민당 내 주요 파벌인 기시다파의 수장이기도 하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 지난 4월 일본의 새로운 연호를 발표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지난 5월에는 미국을 방문해 이례적으로 미국 부통령과 단독 면담하는 등 외교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며 포스트 아베로 부상했다.

히로시마현에서 포스트 아베의 대리전이 펼쳐지자 자민당 내에서는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같은 당 동지인데 상대방이 떨어지길 바라는 선거”라며 난색을 표했다. 참의원 임기는 6년으로 2013년 히로시마현에서는 민주당의 모리모토 신지(森本眞治) 의원과 자민당의 미조테 의원이 당선됐다. 당시 미조테 의원은 모리모토 의원에 밀려 2위로 선출됐다. 자민당 도쿄본부는 이를 이유로 이번엔 두명의 후보에게 공천을 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히로시마현의 자민당 현련(지부)은 두명의 후보는 결국 ‘표 나눠먹기’일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트 아베 대리전은 참의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히로시마현 자민당 지부의 인사들은 대부분 현직 의원인 미조테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기시다 정조회장도 지난달 30일 히로시마시 나카구에서 미조테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가두연설에 나섰다. 이 때문에 가와이 후보는 히로시마현 내 자민당 지부의 지원은 거의 없다. 자민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방 의원들의 협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측근들이 가와이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아베 총리의 출신지인 야마구치현 자민당 지부 비서실에서 여러 명이 가와이 후보를 돕기 위해 히로시마현으로 출격한 것. 이들은 아베 총리의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쥐고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스가 장관도 지난달 22일 히로시마시 나카구에서 가와이 후보에 대한 표를 호소하며 길거리로 나섰다. 히로시마현에서 자민당의 ‘파벌 선거’가 한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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