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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선호 따른 선택적 낙태 문제 심화하는 인도…남녀성비 불균형 악화

남아선호 따른 선택적 낙태 문제 심화하는 인도…남녀성비 불균형 악화

이민영 기자 | 기사승인 2019. 07. 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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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아선호사상이 짙은 인도에서 선택적 낙태문제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인도의 한 주(州)에서는 지난 3개월간 200명이 넘는 신생아가 태어나는 동안 여자아이는 단 한명도 태어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겨줬다. 선택적 낙태에 따른 인도의 남녀성비 차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 유타르카시 지역의 총 132개 마을에서 지난 3개월 동안 태어난 신생아 216명은 모두 남자아이었다. 뱃속 신생아의 성 감별 후 여아로 확인된 아이를 모두 낙태했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상황. 남아선호 사상이 짙은 인도지만 이처럼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에서 선택적 낙태는 불법인만큼 우타라칸드주 당국은 마을 근처를 ‘수사 구역’으로 지정하고 성 감별 낙태의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인도는 1994년부터 성별에 따른 선택적 낙태를 불법화 했지만 인도 사회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사상에 따라 공공연히 시술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남자아이를 미래의 노동력이자 부모를 모실 ‘노후대책’으로 여기는 반면, 여자아이는 미래에 재정 부담을 주는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남아있다. 1961년 지참금 제도가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딸이 결혼할 때 지참금을 챙겨야하는 풍습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낙태·피임을 지지하는 비영리기구 구트마커연구소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낙태 건수는 연간 1560만건에 달한다. 국영병원과 진료소에서 이뤄진 낙태의 공식 수치는 70만건이지만 실제로는 그 수가 22배에 달한다고 추산되고 있는 것. 구트마커연구소는 인도 낙태의 80% 이상이 가정집에서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등의 약물을 사용해 이뤄지고 있으며, 병원·진료소에서 이뤄지는 수술은 고작 14% 정도에 못미친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 감별 낙태로 인도의 남녀 성비 불균형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2015-17년 인도의 남녀성비는 남성 1000명당 여성 896명으로 2014-16년 1000명당 898명에서 감소했다. 앞서 2013-15년에는 남성 1000명당 여성의 수가 900이었다. 이같은 성비차이는 농촌지역보다 의료시설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농촌지역의 남녀 성비는 2014-16년 1000대 902에서 2015-17년 898로 떨어졌긴 했으나 도심지역의 890명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인구와 성별 문제를 다루는 인도의 비영리단체 알로크 바즈파이는 “인도에 존재하는 깊은 사회적·문화적 기준이 선택적 낙태 등 성차별에 책임이 있다”며 우타라칸드주 사건을 규탄했다. 인도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남아선호와 관련된 이슈들은 인도 사회 전체가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면서 남아선호사상을 뒤엎을 ‘대규모 인식 캠패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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