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대학 교육 정책을 바라며
2019. 11. 22 (금)
  1. 춘천
  2. 강릉
  3. 서울
  4. 인천
  5. 충주
  6. 대전
  7. 대구
  8. 전주
  9. 울산
  10. 광주
  11. 부산
  12. 제주

뉴델리 27.4℃

도쿄 8.2℃

베이징 9℃

자카르타 30.6℃

[칼럼]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대학 교육 정책을 바라며

기사승인 2019. 08. 19.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용석
김용석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교육부가 지난 6일 대학혁신지원 방안과 14일 대학기본역량진단 시안에 대해 발표했고, 이달 중으로 사학혁신 추진 방향 발표를 앞두고 있다. 모두가 대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굵직한 발표들이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서 교육부가 고등교육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이 보여 애처로운 마음마저 들 정도다.

교육부는 아마도 발표 전 문재인정부의 기본적인 교육정책 방향에 대해서 심사숙고했을 것이며 다양한 교육단체들로부터 지속적인 압박도 받아 곤경에도 처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교육부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점은 가려는 목적지가 어디이며, 그곳에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가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번 교육부의 발표도 대학 교육정책을 이끌어 가는 기본적인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교육부는 명쾌하게 답하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는 1987년 이후로 네 가지 가치를 대학의 중요한 개념으로 지켜오고 있다. 민주성, 공공성, 자율성, 그리고 다양성이다. 다시 말해 대학의 자치는 이 네 가지 틀 속에서 움직이며 구성원들이 이 네 가지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실현시켜나가는 가정하에서 성립하는 것이라고 우리 교수들은 믿고 있다. 아쉽게도 이 네 가지 틀을 우리 사립대학에 적용해 본다면 과연 몇 개의 대학이 진정한 대학자치를 실행하고 있는 것일까?

대학의 자치는 곧 우리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한 인간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면 삶이 힘겨울 수밖에 없다. 우리 사립대학은 오랫동안 제대로 된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등한시했고, 그로 인해 우리 대학의 모습은 참담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체 대학은 무엇을 하는 곳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우리에게 가장 기본적인 질문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대학자치가 먼저 확립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자치를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들이 있다. 첫 번째 걸림돌은 교육부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다. 아쉽게도 지금까지의 교육부 정책은 대학자치를 향상하는 방향이 아니라 역행하는 정책들이었으며, 그 결과 각 대학의 특성은 사라졌고 연구와 교육의 발전은 고사했으며 오히려 더 황폐해져 왔다. 기대하였던 문재인정부에서도 이 같은 정책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 더 교육부가 부족한 재정으로 힘겨워하는 사립대학에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자치를 파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교육부가 대학의 방향성과 먼 미래를 설계하고 대학인들로부터 그것의 정당성을 부여받고 난 후 그 방향성에 대해 실천 의지를 가진 대학에 충분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 향후 교육부의 대학 진단은 단순한 대학평가 행위가 아니라 민주성, 공공성, 그리고 자율성과 다양성의 틀 속에서 대학의 자치를 살려 나갈 수 있는 대학의 가치 추구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

두 번째 걸림돌은 사학법인들의 부정과 비리이다. 사학법인들은 끊임없이 대학의 자율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대학의 자율에 대한 그 가치 기준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부정부패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에 대해서도 대학의 자율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기조차 한다. 사학법인들이 가진 대학의 자율 개념에는 대학 내의 민주적인 절차, 대학의 공적인 의식 등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 대학의 방종을 대학의 자율과 자치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기도 하다. 이러한 대학 자치에 대한 철학적 의식 부재가 바로 대학의 자치를 향한 거대한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대학자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 우리 교수 스스로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우리 교수들은 사학재단들이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데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거나 때로는 앞장서기도 했다. 대학의 자치를 실현시키는데 우리는 지식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목소리도 내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여러 요인이 대학의 진정한 자치를 방해하고 대학 발전을 가로막아왔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이 진정한 대학자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단적으로 대학 총장들의 선출 과정을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전국 일반사립대학과 전문대학을 통틀어 총 283개 대학 중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대학은 겨우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에 불과하다. 민주적인 견제 장치와 제도 미비로 각 대학은 부정과 비리가 독버섯 자라듯이 자라고 있으며, 이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우리 사교련은 최근 감사원에 왜 이런 부정과 비리가 대학 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지 그 근원적인 질문과 함께 교육부 감사실의 잘못은 없는지에 대해 감사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또 각 대학 내에는 현재 교원에 대한 징계 남발, 학과통폐합 및 폐과 처리, 임금삭감, 기부금 강제 납부, 재임용 거부 등 다양한 형태의 교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 비정년트랙의 교수 채용 증가로 알 수 있듯이 대학의 교수 신분 및 처우도 열악해져 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원하지 않음에도 제대로 된 민주적 절차나 구성원들과 소통 과정이 없이 시행돼온 것들이며 대학자치와 거리가 먼 것들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각 대학에서 이러한 대학의 자치를 회복하고 대학의 정체성을 스스로 찾기 위한 움직임들이 있다. 대학의 진정한 자치는 대학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일본이 기술로 부당하게 경제침략을 한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대는 새로운 기술이 무기가 되는 시대다.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대학은 더욱 열심히 연구하고 새로운 인재들을 끊임없이 배출해내야 한다. 진정한 대학자치만이 창의적인 연구와 인재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그 길이 멀더라도 대학자치 실현과 정체성 찾기를 위해 우리는 멈춤 없이 걸어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 희망의 아이콘으로 사립대학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부는 사립대학이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정책에 걸맞게 대학자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정책과 방향성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대학이 발전해야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으로 교육부는 사립대학을 지원해야하며, 지역의 교육발전을 주도할 지역대학을 양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진정한 대학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학을 사유화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방식의 대학운영은 이제 사라져야하며 무엇보다 대학을 개인의 재산처럼 대물림하는 구시대적 방식은 이제 정리하고 사립대학 내의 지배구조와 의결 구조를 완전히 민주화 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