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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지하수도 인프라에 72억 달러 투자나서…말레이 물 의존도 낮출까

싱가포르 지하수도 인프라에 72억 달러 투자나서…말레이 물 의존도 낮출까

기사승인 2019. 08. 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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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 등의 이유로 물 부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하수처리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만성 물부족에 시달려온 싱가포르는 최근 이웃국인 말레이시아와의 물 분쟁이 심화하자 하수처리수 재이용 비율을 빠르게 늘리겠다는 계획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가 지하 하수처리시설 건설에 72억달러(약 8조7192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하수도의 고속도로(underground superhighway)’로도 알려진 지름 3~6m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이 파이프 라인은 지하 35~55m에 위치하게 될 예정이며 가정 및 공장에서 나오는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까지 옮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길이가 90km에 달하는 지하수도 터널은 2025년 완공될 예정이며 현재 40%에 머물고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 비율을 높이게 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060년까지 하수처리수 재이용 비율을 85%까지 끌어올릴 목표를 내걸고 있다. 싱가포르 물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PUB(Public Utilities Board)의 응주희(Ng Joo Hee) 사장은 “싱가포르에 오수는 좋은 물의 원천”이라며 “(우리는 물을) 단 한 방울도 낭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가 하수처리시설 확충에 속도를 올리는 배경에는 최근 심화하는 말레이시아와의 물 분쟁이 크게 작용했다. 50년전 과거 양국간 맺었던 물 협정의 가격이 터무니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난해 5월 재(再) 집권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재집권한 마하티르 총리는 “부유국이 가난한 나라로부터 터무니 없는 가격에 물을 사들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물 수입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국은 과거 1962년부터 100년 간의 물 공급 협정을 맺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하루 물 2억5000만갤런을 공급받아 왔으며 현재 대 말레이시아 물 수입 의존도는 40%에 달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로 만성 물부족에 시달려 왔다. 세계자원연구소(WRI)가 2015년 발표한 보고서는 싱가포르가 현재와 같이 물 사용을 지속할 경우 2040년 물 부족 지수 국가 랭킹에서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산마리노·아랍에미리트연합·팔레스타인 등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샤워시간을 10분에서 5분으로 줄이면 하루 최대 45리터의 물이 절약된다’,‘과일이나 야채를 흐르는 물이 아닌 용기에 담아 세척하면 하루 최대 28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등의 메세지를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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