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르포] 물 위에 ‘둥둥’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가보니

[르포] 물 위에 ‘둥둥’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가보니

기사승인 2019. 08. 25. 13: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역민 생활여건 개선한 모범사례로 꼽혀
수질오염·중금속 함유 우려…사실과 달라
수상태양광발전소
청풍호에 위치한 수상태양광발전소의 모습./사진=김윤주 기자
지난 22일 충청북도 제천시 월악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약 7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청풍호 한 가운 데 떠있는 수상태양광 발전소. 25m 깊이의 물 위에 떠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이하 청풍호 발전소)에는 8300개 태양광 모듈이 펼쳐져 있었다.

태양광 시설 근처에 정박한 배에서 내려 발전소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태양광 모듈과 구조체·부력체·계류·접속반·전선으로 구성된 발전소 근처에는 치어들이 맴돌고 있었다. 발전소 자체가 가두리 양식장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사진5] 수상태양광 밑에 있는 치어 때
수상태양광 밑에 있는 치어 때./제공=한화큐셀

◇지역민 생활여건 개선한 모범사례 ‘청풍호 수상태양광 발전소’
이 날 방문한 청풍호 발전소는 2017년 2월부터 12월까지 84억원을 들여 준공한 국내 최대 내륙 수상태양광발전소다. 수상태양광은 육상 태양광기술과 부유식 구조물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물에 뜨는 구조물 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연간 3MW, 약 4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전기량을 생산한다.

청풍호 발전소는 지역민 생활여건 개선한 모범사례로도 알려져 있다. 발전소 건설 시 인근 어업민의 숙원 사업인 수산물 집하장(판매장)을 건립했고 접근이 어려운 마을 진입로(상노리~황강리 3.2㎞)를 포장했다. 또 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인근 에너지 소외지역인 황강, 한천리 7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공사를 진행했다.

특히 수상태양광 설비는 물위에 떠 있는 것보다 항상 햇빛을 잘 받도록 남쪽을 바라보게 설계하는 것이 어렵다. 청풍호 수상태양광은 이런 과제를 해결했으며, 우수기술을 알리기 위해 해외 연수생과 관계기관(유네스코, 아시아개발은행 등)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주인호 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부장은 “2012년 최대풍속 40m/s의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 했을 때도 발전 시설이 문제가 생기지 않아 설비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노태호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지난 22일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가 ‘수상태양광 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김윤주 기자
◇수상태양광, 오해와 진실…“수질오염·중금속 함유 우려 사실과 달라”
한화큐셀과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외 태양광 산업의 흐름과 수상태양광 현황을 소개하기 위해 미디어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한국전자부품연구원도 참석해 국내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운영 모니터링 결과와 수상태양광 기자재 환경 안전성을 공유했다.

수상태양광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육상 태양광보다 높은 발전량을 얻을 수 있어 우리나라에도 적합한 발전 방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농업기반시설인 저수지(만수면적 10%), 담수호(만수면적 20%), 용배수로(5m이상 배수로의 2%)만 활용해도 약 6GW의 잠재력이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약 90여개 지자체는 태양광 발전소 설립을 위해 도로(농로 포함)나 주거지역으로부터 100~1000m 이격거리 제한을 두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산림자원 훼손 문제로 인해 임야 태양광의 설치기준을 대폭 강화했고 사용기간이 끝나면 복구 의무와 대체 산림자원조성비도 신규 부과하고 있다. 육상 태양광 설치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상태양광은 가장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유럽·일본·중국·인도·동남아 국가에서 수상태양광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며 지원 정책도 많아지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 저수지 수면을 1%만 활용해도 500조원 이상의 수상태양광 시장이 열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신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잘못된 인식 탓에 일부 수상태양광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합천호에서 2014년부터 4차례에 걸쳐 환경 모니터링을 했다. 노태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수질과 수생태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발전 설비의 영향을 받는 수역과 그렇지 않은 수역 간 큰 차이가 없었고 대부분 항목이 기준치 이하”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모듈이 중금속인 납·카드뮴 등을 함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모듈은 결정질 실리콘(C-SI) 태양전지를 사용한 모듈로, 여기에는 카드뮴이 들어가지 않는다. 셀과 전선 연결을 위해 소량의 납(0.1% 미만)이 사용될 뿐이며 수상태양광 전용 모듈에는 납 자재가 사용되지 않는다. 또 설치 전 유해물질 용출검사를 통해 충분히 검증된 태양광 모듈과 자재들만 설치 허가가 난다.

다른 오해는 태양빛이 반사돼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끼치고 농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태양광 발전이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해 낸다는 태양광 발전의 기본 원리와 맞지 않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측정한 반사율에 따르면 태양광모듈의 반사율은 5% 수준으로 플라스틱 10%, 흰색페인트 7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재성 한국전자부품연구원 박사는 “수상 태양광 발전소 건설 자재와 유지보수 과정의 환경 안전성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박사는 수상태양광의 향후 연구과제로 △수상태양광의 수용성콘서트와 지역공동펀딩 운영 △수상태양광과 어족자원 융합화를 통한 시너지연구 수상태양광 효율적 단가저감 △태양광 시스템 리사이클링을 꼽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