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 8K TV 아니다” 저격… IFA서 삼성-LG ‘8K TV’ 자존심 대결 격화

LG, IFA서 삼성 '8K TV' 화질선명도 공개비난
기존 관례서 벗어나 '삼성' 지목하며 공세 높여
삼성측 맞대응 자제 분위기 속 불쾌감 표하기도

LG전자 부스 전경./제공=LG전자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19’에서 글로벌 가전·I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8K TV’를 놓고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자존심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IFA 행사의 화두인 ‘8K TV’의 화질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 LG전자가 전시부스에서 LG 나노셀 8K TV와 삼성 QLED 8K TV를 비교 시연하고 간담회에서도 이례적으로 ‘삼성’을 직접 거명하는 등 8K TV ‘고해상도’ 차이를 지적한 것이다.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인 박형세 부사장은 7일 현지 간담회에서 독일 화질 인증기관 VDE 자료 등을 인용해 “LG 나노셀 8K TV의 화질 선명도(CM)는 90%인 데 비해 삼성 QLED 8K TV는 12%로 나왔다”며 “(삼성 TV는) 픽셀 수로는 8K이지만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고 말했다.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 박형세 부사장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LG전자

이어 그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8K 해상도의 표준규격(화질선명도 50% 이상)을 정할 때 삼성도 해당 논의에 동참했다며 “같이 규정을 만들어 놓고 이제는 ‘모르겠다’고 한다면 소비자들이 오도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8K TV를 살 때는 정확하게 알고 사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진실을 알리고 표준이 무엇인지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준을 지키지 않았을 때 징계와 같은 부분은 모르겠지만 소비자들이 잘못 알고 샀다는 식의 이슈가 제기되면 노이즈(잡음)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2016년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재된 자료와 삼성 디지털프라자 광고물 등을 인용, 당시 삼성전자도 화소보다 선명도 기준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도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공개석상에서 삼성전자를 ‘경쟁사’라고만 언급해오던 기존 관례에서 벗어나 ‘삼성’을 직접 지목해 공격 수위를 높인 셈이다.

LG전자는 7일 선보인 ‘LG 올레드(OLED) TV’ 광고에도 삼성전자의 QLED TV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앞글자가 다른 LED TV도 백라이트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IFA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

이에 삼성전자는 직접적인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IFA에서 일찌감치 8K TV를 선보이는 등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LG측의 공격에 엮이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인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개막 전 간담회에서 “올해 큰 변화나 위기가 없다면 TV는 14년째 세계 1등을 할 것”이라며 “시장이 크기 위해서는 이슈가 있어야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맞대응을 피했다.

다만 LG전자의 노골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은 “우리가 8K를 리드하고 있는데 그런 논란이 나와 안타깝다”면서 “어느 곳이든 1등을 따라하거나 헐뜯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화질 공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삼성전자가 유튜브 동영상과 자체 뉴스룸을 통해 올레드TV를 지목하며 “TV 모니터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해 LG측의 반발을 샀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 판매가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QLED 판매대수(약 270만대)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6일 간담회에서 올해 QLED 판매 실적 전망과 관련해 “확실히 500만대는 넘을 것 같다”며 “프리미엄, 대형 위주로 간다고 선언했으니 계속 차별화해 나가면 내년에도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 QLED 8K와 초대형 TV 시장에 집중함으로써 올해 전체 500만대 돌파를 달성하겠다는 설명이다.

IFA에 전시된 LG전자 8K 올레드 TV./제공=LG전자

관람객들이 ‘IFA 2019’ 내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55형부터 98형까지 ‘QLED 8K’ TV 풀 라인업을 감상하고 있다./제공=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