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에서 선행형 선수는 야구의 ‘테이블 세터’와 같다. 밥상을 잘 차리는 것이 ‘선행맨’의 역할이다.
선행형 선수들은 경륜 특유의 매력을 선사한다. 이들은 추입형 선수의 ‘역전승 제물’이 되기도 하지만 앞선 채 결승선을 통과하며 이변의 핵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경륜 팬들은 결과를 예측할 때 항상 선행형 선수들을 유심히 살핀다. 선행형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륜 경주 편성의 특징은 선행형을 중심으로 해 입상 경쟁 선수들이 세 명으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 올 시즌 하반기 판도를 보면 독립대진이 펼쳐지는 금요경주에서는 선발급 3개 경주, 우수급 2∼3개 경주, 특선급 1개 경주가 혼전 양상을 띠며 고배당이 터졌다. 예선전인 토요경주는 안정적인 편성이 이뤄지지만 일요경주는 2∼3개 경주가 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선수가 어떻게 선행을 받아 레이스를 이끄느냐가 경주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레이스 추리의 절반은 바로 선행형을 가려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