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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으로 흥한 엠넷, 드러난 거짓과 기만…추락하는 오디션 왕국

‘오디션’으로 흥한 엠넷, 드러난 거짓과 기만…추락하는 오디션 왕국

기사승인 2019. 11.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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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위부터)'프로듀스X101' 제작발표회·아이즈원·엑스원/사진=정재훈·김현우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흥했던 엠넷(Mnet)이 이 때문에 추락하고 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최근 방송된 '프로듀스 X 101' 뿐만 아니라 '프로듀스 X 48', 시즌1·2의 순위 조작 혐의를 인정하면서 엠넷의 '기만'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프로듀스 X 101' 제작진 및 기획사 관계자, CJ ENM 소속 부사장 등 10여 명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프로듀스 X 101' 뿐만 아니라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반을 조사 중에 있고 제작진 외에 윗선의 개입도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대중들이 집중하는 것은 '프로듀스 X 101'을 통해 결성된 그룹 '엑스원'과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한 '아이즈원'의 해체 여부다. 아이즈원은 지난 11일 새 앨범을 내고 컴백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커지자 앨범 발매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엑스원은 예정된 일정을 소화 중이긴 하지만 대중들의 질타가 커져 언제까지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프로듀스' 제작진이 시즌1부터 조작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만큼 엠넷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시즌1은 2016년 방송돼 '아이오아이'를 탄생시켰고 이듬해 방송된 시즌2에서는 '워너원'이 결성됐다. 두 그룹 모두 계약된 활동 기간을 모두 소화했고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아이오아이는 최근 재결합을 논의 중이었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네 시즌이 이어질 동안 정말 엠넷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몰랐을까. 엠넷은 '슈퍼스타K'를 통해 방송가에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채널이다. '악마의 편집'도 엠넷으로부터 생겨난 신조어다.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누구도 출연자의 컨디션이나 상황, 무리한 스케줄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다. '악마의 편집' 역시 프로그램을 즐기는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뿐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야 문제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버스커버스커' 출신 브래드는 한 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슈퍼스타K'의 경연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했고 '아이돌 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의 아버지 역시 "투표 조작은 물론 출연진들이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 환경에 놓여있었다"고 강조했다. 


'슈퍼스타K'는 일반인들의 오디션이었지만 기획사 소속 연습생이 출연했던 '프로듀스'는 논란이 될 사안은 더 많았다. 대기업인 CJ ENM의 제안을 거부할 수 있는 소속사는 그리 많지 않다. '프로듀스'를 통해 결성된 그룹 활동이 다소 불합리하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국민 청원부터 경찰 수사까지 이어진 이 사태는 '오디션'으로 흥한 엠넷의 비참한 최후가 됐다. 대기업, 대표 음악 채널이라는 이유로 쉬쉬했던 것들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막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 활동 중인 아이즈원이나 엑스원의 해체 여부도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지만 진짜 시청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엠넷'의 행태다. 최근 엠넷은 여자 아이돌 경쟁 프로그램인 '퀸덤'을 성공리에 마쳤고 시즌2 혹은 '킹덤'의 론칭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프로듀스' 사태를 촉발한 엠넷의 경쟁 프로그램을 시청자가 100% 신뢰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아이즈원이나 엑스원 역시 엠넷의 만행에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혜택을 받고 뽑힌 멤버가 존재하는 그룹인 만큼 더 이상의 활동은 힘들어 보인다"라며 "엠넷의 이번 사태는 최근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Hell'과 한국을 뜻하는 '조선'의 합성어)'을 이야기 하는 청년들의 사기를 더욱 떨어트려 놓았다. 진짜 책임자가 누구인지, 이것이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제작진만의 문제인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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