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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출 반등한다”… 풀리는 미중 무역전쟁·한일 수출규제

“내년 수출 반등한다”… 풀리는 미중 무역전쟁·한일 수출규제

기사승인 2019.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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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추이
공신력 있는 다수의 경제·무역 기관들이 내년 세계 경기 회복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공통된 의견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특히 연말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한·일 수출규제 완화 등 국내 기업들의 수출환경을 옭아매온 리스크가 해빙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대감을 더한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변수가 많을 뿐 아니라 올해 수출이 워낙 부진했던 터라 기저효과에 불과할 수 있어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984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2.2로 지난해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0을 돌파했다.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선박·반도체 등이 수출 개선을 주도한다는 전망이다. 반도체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이 확대되고 주요 IT기업 데이터센터 투자수요가 회복되면서,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판매단가가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다. 선박은 내년 1분기 인도 물량이 늘면서 경기전망 지수가 이번 분기 94.9에서 149.4로 한 분기 만에 급반전됐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을 비롯해 전세계 무역관들의 현지 판단을 반영한 코트라, 민간경제연구기관 현대경제연구원 등도 모두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3%포인트, 수출은 4~5% 수준의 소폭 개선을 점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전망은 최근 우리 수출 환경을 좌우할 중요한 글로벌 통상 이슈가 봉합되는 모양새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우리는 서명식을 가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양국은 최악으로 치닫던 관세폭탄 부과를 멈추는 데 합의하고 갈등을 대폭 완화하는 1단계안에 합의한 바 있다. 그동안 양국 갈등은 세계 경기 회복을 가로 막는 핵심 족쇄로 작용해 왔고 미국이 중국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우리 기업들에 요구하는 등 초고강도 압박에 나서면서 심각한 경영 불확실성을 야기한 바 있다.

지난 7월 시작된 우리나라와 일본 간 무역갈등도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날 한·일 정상은 중국 청두서 회담을 갖고 문제 해결과 관련, 성의 있는 대화를 나눴다.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를 비롯해 ‘화이트리스트’ 등을 모두 원상회복하는 걸 전제로 한다. 일본 소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 산업계는 하반기 내내 원료 공급선 다변화와 국산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등 경영 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중 무역협상이 2단계까지 원만히 진행될 지 장담할 수 없고 한·일 수출규제도 근본적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간과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크게 부진했던 터라 기저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산업 구조를 들여다 보면 추락했던 반도체와 조선업이 다소 회복 될 전망이지만 다른 산업들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또 내년 삼성·SK 등 주요그룹의 오너 재판 리스크 등이 새롭게 변수가 될 전망이기도 하다.

유서경 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EBSI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수출 회복의 신호”라면서도 “다만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여전하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도 “올 초만해도 우리나라 수출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지만 5400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엇나갔다”며 “변수 하나에도 우리 수출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전망치에 대한 지나친 신뢰는 금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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