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뉴스 추적] 아직도 상황파악 못하는 정부·여당…“방역 세계 표준” 설레발

[뉴스 추적] 아직도 상황파악 못하는 정부·여당…“방역 세계 표준” 설레발

기사승인 2020. 03. 09. 16:4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정부·여당 관계자들, 희망섞인 섣부른 낙관론 언급
전문가들 "불안하고 답답...긴장 늦출 때 아니다"
아투가달린다 뉴스추적 컷
'힘들지만 지치지 않았어요'
대구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 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확진자 병동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가 9일 오전 힘들고 지친 가운데도 밝은 표정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희망 섞인 발언을 넘어 자화자찬성 언사를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 ‘시기상조’ ‘설레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로 볼 수 없는데다 이미 코로나 19로 50명이 넘게 사망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스스로를 칭찬하는 모습들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무엇보다 섣부른 자화자찬이 실제 상황 오판과 방역 실기로 이어진다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돌발사태가 다시 생기지 않는다면, 신규확진자보다 퇴원자가 더 많아지고, 잔류환자보다 완치자가 더 많아지는 날이 차례로 다가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중앙재난아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아직은 매우 조심스럽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국민 모두 힘을 내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선 8일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으로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떨어지자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자화자찬하며 한 발 더 나아갔다.

박 장관은 우리 방역 관리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다. 세계적 표준이다”고 자화자찬했다.

◇전문가 “상황에 맞지 않아” “황당한 발언”

야당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정부·여당의 이 같은 인식에 우려섞인 쓴소리를 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국의 (방역) 사례가 모범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본인의 입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지금 대구·경북 지역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실조차 못 하고 댁에 기다리는 분들이 아직도 2000여명이 있고, 엄청나게 불안하고 답답해하고 있을 상황”이라며 “우리 방역체계의 우수성은 한두 달이나 지나야 평가받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국민을 안심시키려고 한 말씀이라고 생각하지만, 상황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홍혜걸 의학박사 역시 박 장관의 자화자찬에 “황당한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홍 박사는 “단위인구당 ‘감염자’ 숫자 세계 1위를 ‘검사자’ 숫자 세계 1위로 바꿔놓고 정신 승리를 하는 분들이 제법 많다”며 “감염 의심자가 많으니 검사자가 많은 것을 원인과 결과를 입맛대로 바꿔놓고 환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용찬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안이한 인식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문제는 이러한 발언들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위기 상황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주도하는 인사들의 무능과 뒷북 대처로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은 정부가 본인들 면피해보겠다고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며 “무책임한 언사와 언행으로 국민에게 두 번 상처 주는 문재인 정부, 국민 앞에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