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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종규 KB금융 회장,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베팅…“M&A 3연타로 포트폴리오 완성?”

[단독]윤종규 KB금융 회장,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베팅…“M&A 3연타로 포트폴리오 완성?”

기사승인 2020. 03.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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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2조4000억원 제시
1조원대 제시한 사모펀드와 격차
신한과 리딩뱅크 경쟁서도 우위
윤 회장, 인수자금 조달 방법 고민
"채권발행·배당·자사주 활용할 듯"
윤종규_푸르덴셜생명 인수가격
basic_2020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한창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인수가로 2조 중반대를 제시하면서 경쟁자들보다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M PE와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들은 1조원 중반에서 2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의지가 높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게 되면 윤 회장은 KB손보와 KB증권을 포함해 M&A(인수합병) 부문에서 3연타를 치게 된다. 아울러 카드-증권-생명-손보 등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돼,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도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KB금융 입장에선 사모펀드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만큼 인수전에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인수자금 마련이다. 자회사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이미 턱 끝까지 차 있어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채권을 발행하거나 자회사 배당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채권 발행이 녹록치 않고, 은행에서 대규모 중간 배당을 실시하게 되면 은행 BIS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푸르덴셜생명 매각 본입찰에서 KB금융은 인수가격으로 2조4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처음 알려진 2조2000억원보다도 10%가량 높은 규모다. KB금융과 경쟁했던 사모펀드인 IMM PE와 한앤컴퍼니는 1조원 중반에서 2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도 한앤컴퍼니와 비슷한 수준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KB금융과 이들 사모펀드와의 인수 가격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다. KB금융 내부에서도 너무 비싸게 부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윤종규 회장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의지가 높다는 의미다.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보험업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KB금융 역시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6%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30%까지는 4%포인트 정도의 여력만 가지고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감안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7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더해 이달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다. 이를 제외한 1조4000억원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KB금융이 선택할 수 있는 인수자금 마련 방안은 추가 채권 발행과 자회사 배당, 자사주 활용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과 금융채도 발행할 수 있고, 자회사 배당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는 물론 금융시장까지 출렁이면서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자본증권과 금융채 등 채권은 시장 불안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은행 등을 통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은행 자본 적정성 지표인 BIS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민이 크다.

게다가 1조3000억원(취득가 기준) 규모의 자사주를 활용하는 데도 제한 사항이 많다. 푸르덴셜생명은 상장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교환은 활용할 수 없다. 자사주 유동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보유 자사주 가치가 90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천억원에 이르는 처분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며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그룹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지 않은 자금 마련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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