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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 심종극號, 경제위기 속 진검승부 전략은

삼성자산운용 심종극號, 경제위기 속 진검승부 전략은

기사승인 2020. 03.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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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형 '삼성 ETF TDF' 출시
운용비용 적고 안정적 수익 기대
ETF·OCIO 분야도 경쟁력 유지
홍콩·뉴욕 등 해외법인 중심으로
발전소 등 인프라 대체투자 강화
14면 톱
‘심종극호(號) 삼성자산운용’이 올해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톱3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심 대표는 취임 두 달 만에 패시브형 생애주기펀드(타깃데이트펀드·TDF) 상품을 내놨다. 기존 삼성 한국형 TDF 시리즈는 액티브형 운용 상품이었다. 다양한 고객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시장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심 대표는 TDF를 비롯해 삼성자산운용의 삼각 축인 상장지수펀드(ETF)과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올해는 해외 인프라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런데 경제 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승으로 세계 경제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심 대표가 사활을 걸고 진검승부를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업계는 경제 위기 국면에서 심 대표가 글로벌 비즈니스 수완을 또 한 번 발휘할 지 주목하고 있다. 심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경영진단·마케팅 3박자를 갖춘 인사로 평가받는다. 그는 삼성생명 입사 후 런던법인주재원과 옥스포드 경영대학원을 거치면서 글로벌 비지니스 감각을 익혔고, 수년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에서 주요 계열사 경영컨설팅을 담당했다. 이어 삼성생명 전무로 승진한 후엔 쭉 영업 업무를 맡으면서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 금융권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삼성자산운용은 30일 ETF에 분산투자하는 ‘삼성 ETF TDF’ 시리즈를 출시했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패시브 상품을 활용한다. 패시브형은 액티브형보다 운용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분산해서 구성하기 때문에 실제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안정적이다. KODEX, 아이쉐어, 뱅가드 등 국내외 대표 ETF를 활용해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 글로벌 채권, 대체자산 등에 투자한다. 총보수는 연 1% 내외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삼성 한국형 TDF 시리즈는 미국 캐피탈 그룹의 액티브 펀드 15개를 담는 TDF였지만 이번 상품은 국내외 패시브형 ETF를 담는 TDF”라며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전체 수탁고는 삼성그룹 후광에 힘입어 국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26일 기준 252조9252억원이다. 수탁고 규모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104조1280억원)과 두 배 이상 차이난다. 하지만 TDF 시장에선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국내에서 TDF를 직접 운용하는 곳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뿐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작년 10월 TDF 수탁고 1조원을 넘겼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작년 말 기준 1조2000억원을 돌파하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자산운용의 일임계약고가 4년 연속 증가세인 점은 긍정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2019년말 기준 일임계약 자산총액(계약금액)은 165조9473억원이다. 한 해 전(157조7721억원)보다 5.2% 증가했다. 2016년 말과 2017년 말 각각 146조1733억원, 150조7847억원이다. 일임계약건수는 작년말 480건으로 전년보다 74건 늘었다. 2017년 말과 2016년말 일임계약건수는 332건, 356건으로 매해 늘고 있다. 펀드 수탁고의 꾸준한 확대가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이어지면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538억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역대 최대실적을 낸 2016년 540억원을 얼추 따라잡은 수치다.

심 대표는 취임 후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톱3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톱클래스를 향한 심 대표의 1차 목표는 기존 시장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ETF, TDF, OCIO 등 3개 축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인 KODEX 순자산은 22조3000억원으로 ETF 전체 시장의 52%를 차지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 투자풀 5회 연속 주간사, 고용노동부 산재보험기금 2회 주간사 등 OCIO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또 심 대표는 올해를 삼성자산운용의 해외 인프라 투자 강화 원년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해외 대체투자 수익이 전통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점에 주목했다. 2007년 설립된 홍콩법인을 비롯해 뉴욕법인, 런던법인 등을 중심으로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등 현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그간 약간 뒤로 밀렸던 해외 대체투자 부문을 전사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특정지역을 타깃으로 정해놓기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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