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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미안”…온라인 개학에 한숨 짓는 ‘맞벌이 부부’

“아이들에게 미안”…온라인 개학에 한숨 짓는 ‘맞벌이 부부’

기사승인 2020. 04. 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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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들 "이미 부모님이나 친척들에게 많이 부탁해 미안한 상황"
유 부총리 "온라인 수업과 등교 출석수업 병행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
텅빈 교실에서 원격 수업...4월 9일 고3부터 순.
지난달 31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연합
“애들을 다른 것도 아니고 컴퓨터 앞에 앉혀놓고 혼자 몇 시간 동안 ‘다른 거 하지 말고 수업 들어라’라고 하면 들을 수 있겠어요. 어른들이 최소한의 관리라도 해줘야 하는데 맞벌이 부부는 그걸 할 여건이 안되니까 답답하네요.”

1일 서울 노원구에서 만난 김민규씨(44)는 온라인 개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지금은 큰 아이가 동생을 잘 봐주고 20분 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형수님이 자주 아이들을 돌봐주신다”면서도 “온라인 개학해도 형수님이 최대한 돌봐주신다고 하는데 그쪽은 아이가 셋이라 최대한 다른 방향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아이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력을 걱정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집에서 수업을 듣기 때문에 편한 환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편한 만큼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 것 같다”며 “부모가 아이들을 수업에 집중하게 하고 문제가 생기면 도와줘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게 못 해줘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의 휴업일을 연장하는 것보다 온라인 수업과 등교 출석수업의 병행을 포함해 안정적인 등교를 준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온라인 개학 방식을 도입해 2020학년도 신학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중·고등학교의 ‘4차 개학 연기’가 아닌 ‘온라인 개학’ 내용이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맞벌이 부부들은 단순한 반대 의견을 넘어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김모씨(39)는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이 정도로 장기화해 아이의 학교생활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예상못했다”며 “부모님이나 친척, 지인 찬스를 개학하고 썼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신세를 진 게 많아서 지금은 부탁하기도 미안한 상황”이라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유모씨(41)도 “지금은 시어머니께서 올라오셔서 아이를 돌봐주고 계신다”며 “아이 집중력 문제도 있고 뉴스에서 대학교 온라인 수업에서도 기술적인 문제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걸 바로 해결해주지 못해 공부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이 아닌 방학이나 시험 등의 시기와 기간을 조정해 최대한 개학을 늦추고 정상적인 등교 수업을 진행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씨의 카페에서 만난 A씨(55)는 “온라인 개학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라 더 민감하다”며 “이미 충분히 파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니까 방학을 늦추거나 기간을 조정해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정도는 그래도 학교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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