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자사 최초로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 롤오버 운용방식을 변경, 편입종목을 일부 교체했다. 국제유가 급락장에서 투자 손실을 최소화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새벽 ‘KODEX WTI원유선물(H)’ 롤오버 시 근월물에 모두 투자하는 현 방식 대신 차근월물에도 일부 투자할 수 있도록 운용방식을 바꿨다. 최근 선물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6월물보다 7월물, 8월물 등 차근월물이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에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22일엔 6월물 비중이 79.22%였으나 롤오버 운용 방식을 변경해 7월물, 8월물, 9월물에도 나눠 담았다. 23일 기준 6월물 32.86%, 7월물 19.26%, 8월물 19.82%, 9월물 9.42%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유가 폭락장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전날 오후 늦게 긴급 회의를 소집했고,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며 “결론이 나자마자 새벽에 바로 편입 종목과 롤오버 운용방식 변경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이 ETF 운용방식을 변경한 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원유가 이렇게까지 급락하고 선물이 마이너스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선 이전과 다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ETF가 마이너스가 되면 투자원금 손실 등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롤오버 방식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 변동성이 커진 만큼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는 강한 변동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물 WTI는 -37.63달러로 마감하며 역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했다.
그 다음날에도 전일보다 40%대 폭락을 이어갔으나 22일엔 전 거래일 대비 19.1%(2.21달러) 오른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이란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 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