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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증시 ‘머니무브’로 증권사 기대감 높아지나

제로금리 시대…증시 ‘머니무브’로 증권사 기대감 높아지나

기사승인 2020. 06.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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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자금, 자본시장으로 이동
저금리는 운용이익에도 긍정적
5개사 2분기 순익 전분기比 1212%↑ 예상
한국금융 1630억 흑자전환 전망
"키움證 개인자금 증대 최대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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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격 인하에 증권업종이 반사이익을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로금리 시대에선 예·적금 이자가 의미를 잃게 되면서 자산이 줄어들 수도 있는 위기감이 강해져 ‘뜨내기 돈’(유동성 자금)이 자본시장을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풀린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많이 유입되면 시장 활성화를 통해 증권사 수익 개선 기대감은 높아질 전망이다. 단기 시장성 자산과 부채가 많은 증권업종은 수익 비중의 절반 이상이 주식시장에 연동돼 있어서다. 전체 매출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30% 내외로 여전히 증시와 거래대금에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강자’ 키움증권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급성장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하락은 운용이익에도 긍정적이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시장금리도 동반 하락해 채권가격이 올라 채권운용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증시 흐름에 민감도가 높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익도 최근 주요 지수 회복세로 1분기 평가손실을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구간에선 트레이딩에 강한 한국금융지주가 지난 1분기 손실 폭을 가장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5개사의 2분기 순이익은 6013억원으로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전 분기 대비 1212.9%(5555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1145억원 적자에서 2분기 1630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금융지주의 트레이딩 강점이 더 발휘될 것”이라며 “ELS 조기상환이 시작되면 이연된 ELS 수수료 수익의 일시 인식으로 트레이딩 손익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가 4.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8.6%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가 하반기부터 진행될 것이란 점은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브로커리지에 강한 키움증권은 전 분기 대비 1561.2% 증가한 11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으로의 개인 자금 증대의 최대 수혜 증권사”라며 “부동산금융 등 최근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부문의 민감도가 낮은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도 각각 1370억원, 103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9%, 231.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87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6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머니무브에 따른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0.75%로 0.5%p 하락하자 4월 코스피 거래량은 전월보다 39억5410만주 늘었다. 브로커리지 수익의 결정변수인 주식 거래량이 증가하면 증권사 수익은 확대된다. 통상 주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할 때 증가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한은의 금리인하 당일 전 거래일보다 1411억원 증가한 10조807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충격에 지난 3월 19일 장중 1439.43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도 최근 2000선을 회복했다.

채권 운용 부문에선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가만히 있어도 이익을 볼 수 있다. 기존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 입장에선 채권값 상승으로 평가이익을 늘릴 수 있고 이는 곧 증권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비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증권사 총자산 대비 채권 비중은 43.9%에 달한다. ELS 인기 상승도 호재다. ELS 발행 규모는 지난해 기준 99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늘었다. 1분기 코로나19발 폭락장에 ELS 평가손실이 컸지만 저금리 기조와 글로벌 증시 상승으로 평가이익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사들 역시 유동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상품개발이나 IPO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바이오팜 등 대어급 IPO가 진행 중이고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로 유입된 고객을 지켜내는 것이 이제 관건이 됐다”며 “이 기회를 다양한 투자상품으로까지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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