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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서해도서 포격·ICBM·SLBM 발사...북한 도발 5단계 가상 시나리오

[분석] 서해도서 포격·ICBM·SLBM 발사...북한 도발 5단계 가상 시나리오

기사승인 2020. 06.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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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한·미 대응 전략
심리전→드론·무인기→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서북도서·NLL·DMZ 국지 도발→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핵실험→전면전 '카드'
북한 도발시 한·미 대응 전략
북한이 16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북한군은 이날 남북 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부터 ‘선(先) 예고 후(後) 실행’의 과정을 밟고 있어 그간 거론한 조치를 차례로 행동에 옮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언급한 대로 개성공단 시설과 금강산 관광시설을 폭파·철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남북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청와대는 이날 오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NSC 상임위 직후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처장은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위협적 언사와 행동으로 볼 때 9·19 군사합의 파기와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이날 암시한 군사적 조치로는 9·19 군사합의로 폭파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재설치와 개성·금강산 일대의 군대 주둔 등이 예상된다.

한 군 전문가는 “북한군 총참모부가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한 것은 넓은 의미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지역의 무장화 선언이라고 해석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요구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이 실행되지 않은 만큼 그곳에 군대를 재배치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철수된 GP에 병력을 재배치하고 DMZ에서 매복 등 작전활동을 늘리는 등의 조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신 국장은 “더 나간다면 서해·동해 해상 적대행위 금지 구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재개한 뒤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고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시험 사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신 국장은 “군사적 긴장을 높여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당장 총격이 오고 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가진 카드는 많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남북 군대가 마주보고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아무리 낮은 수준의 도발이라도 쌍방의 의도와 무관하게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 군으로서는 모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 가상 시나리오와 한·미의 대응 전략을 단계별로 예상해봤다.

◇1단계 : 심리전

가장 낮은 단계의 도발로 북한이 대남 전단 살포로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에 맞대응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북한군이 이날 예고한 것을 볼 때 조만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크다.

대남 비방 방송으로 심리전을 강화할 수도 있다. 대남 전단이 날아올 경우 정부의 대북전단 금지 조치는 명분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중단했던 DMZ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도 있다. 이에 대응해 남측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2단계 : 드론·무인기 침투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등에서 북한군의 소형 무인기가 발견됐다. 당시 다소 떨어지는 기술력에도 정찰용으로 추정됐지만 현재 기술 수준이 향상됐을 가능성도 있다.

미군과 같은 최첨단 살상용 드론이 아니라고 해도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용도로 쓸 수 있다. 다만 우리 군은 저고도 탐지레이더 등 감시·정찰 자산으로 이를 탐지해 요격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3단계 :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서북 도서·북방한계선(NLL) 국지 도발

다음 단계로 북한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등 미사일 전문가는 앞서 북한판 이스칸데르·에이태킴스, 대구경·초대형 방사포 등 북한의 신형 단거리 무기 4종 세트가 실전 배치를 앞둔 것으로 분석했다.

개발 또는 성능 개량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들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북한은 이들 무기의 시험 발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2017년처럼 신형 현무 미사일 발사로 대응할 수 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성능 개선으로 압박할 경우 한·미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추가 장비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이 실제 위협으로 다가올 경우 한·미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연평도·백령도 등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에서 방사포·해안포와 함정 등을 이용한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연평도 포격과 두 차례 연평해전 등 전례도 있다.

북한의 위협이 현재까지는 실제 타격을 시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김 부부장이 북한 내 2인자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업적을 필요로 한다면 눈에 보이는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

서해 5도 도발땐 우리 군은 K-9 자주포·다연장 로켓포 천무 등으로 도발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무력화한다. 코브라 공격헬기·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으로 기습 상륙도 저지한다. 북한군 해안포는 스파이크 미사일로 격파한다.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과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로 북한군 공군도 제압한다.

NLL 도발때는 해군 유도탄 고속함(PKG)과 신형 고속정(PKMR), 참수리급 고속정 등이 선제 대응한다. 이지스구축함·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 등 해군 전력이 다수 나선다. F-15K와 F-16 전투기 등 공군 지원 전력도 항시 대기하고 있다.

◇4단계 :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핵실험

북한은 현재 남한 정부를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을 향한 공세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SLBM 시험 발사, 신형 잠수함 공개 등을 통해 비대칭 전력 성능을 과시할 수 있다.

이 경우 그간 단거리 미사일을 크게 문제 삼지 않은 미국이 대북 제재 강화 등 국제적 조치를 주도하고 나설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고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이 이어질 경우에는 군사적 긴장이 걷잡을 수 없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실제 실험에 앞서 무기 개발 움직임과 공개 발언 등을 통해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5단계 : 전면전

마지막 단계는 남북 간 전면전 양상이다. 남북 간 군사력 우열을 떠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개입된 국제전으로 확전이 불가피하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최근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은 대결 구도를 만들어 군사력 강화 노선을 가기 위한 것으로 실제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벌이는 것은 패망의 길”이라며 “북한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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