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은맨’ 이주열의 마지막 금통위…‘신중하되 과감했던’ 그의 8년

‘한은맨’ 이주열의 마지막 금통위…‘신중하되 과감했던’ 그의 8년

기사승인 2022. 02. 24. 15:5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통화정책은 항공모함과 같아"
마지막 금통위에선 금리 '쉼표'
20220224 통화정책방향 관련 총재 기자간담회_사진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한국은행
“‘통화정책’이란 게 방향을 틀기 어려운 ‘항공모함’과 같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8년간의 임기를 되돌아 보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의 임기는 오는 3월31일 만료된다. 그는 “금리는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준다”며 “이에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숙고의 숙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 총재의 신중한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 발언이다.

이 총재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한다. 하지만 총재 임기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등이 약화된 데다, 2020년 초부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이날 이 총재가 참석하는 마지막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연 1.25% ‘동결’ 결정을 내리며 끝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재임 기간 기준금리를 총 5회 인상, 9회 인하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이 총재는 평소에는 차분하지만 상황에 따라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기준금리 빅컷은 그의 과감한 면모가 드러난 때였다.

이 총재는 정통 ‘한은맨’으로 꼽힌다. 지난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조사국장,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핵심 요직을 거쳤다. 2012년에는 한은을 떠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문, 연세대 특임교수를 지냈다. 이후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총재에 임명돼 첫 임기를 마쳤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재임 임명장을 받는 등 정권이 바뀐 상태에서 연임되는 첫 기록을 남겼다. 총재 연임은 지난 1974년 연임한 김성환 전 총재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이 총재는 유연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은 내부에서는 이 총재의 통화정책에 대한 긍정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한은 노동조합이 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5%가 이 총재의 지난 8년간의 통화정책에 대해 ‘우수’ 또는 ‘매우 우수’라고 평가했다. 응답자 중 50.2%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미흡’ 또는 ‘매우 미흡’이라는 응답은 19.3%에 그쳤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은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모두 수반되기 때문에 어느 회의 하나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다”며 “그간 (저의) 통화정책에 대한 평가는,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가능할 것”이라며 특유의 신중한 자세를 이어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