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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LG 5000억원 자기주식 취득 계획에 주주들 “소각은 언제?”

[취재후일담] LG 5000억원 자기주식 취득 계획에 주주들 “소각은 언제?”

기사승인 2022. 05. 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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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구광모 LG 대표/제공=LG
LG가 2024년 말까지 약 5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합니다. 2년간 5000억원대 자사주를 매입해 중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꾀하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KB증권과 오는 30일부터 2024년 12월31일까지 5000억원대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신탁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LG가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0년 이후 22년 만입니다. 당시 LG는 계열사인 옛 LG투자증권을 통해 860억원대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이후엔 2005년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과 관련해 203억원가량의 자사주를 샀습니다.

이토록 오랜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주주들은 의문을 표합니다. LG가 자사주 소각과 소각 기한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년 간 50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지만, 그 후의 계획은 밝히지 않았죠.

사실 이 같은 애매모호한 행태는 ‘K-기업’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해외 기업의 자사주 취득 결정은 곧 소각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지만, 한국 기업들은 경영상의 이유로 쌓아두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금융투자 시장에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바 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중요할까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높아집니다. 모든 주주가 똑같이 이익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죠. 이 때문에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명백한 주가 부양책으로 꼽힙니다.

반대로 자사주 매입 후 회사가 그대로 보유하면 향후 대량 매각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남우 좋은주식연구소 소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애플처럼 일정 기간을 두고 꾸준히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면서 시장과 신뢰를 쌓으면 주주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 주주들이 장기투자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LG가 5000억원이나 쓰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꾀하기로 했다면 소각 기한까지 제대로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 매입만하고 소각이 없다면 주주들은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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