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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2020년 한다더니…삼성디스플레이, LCD 이제서야 철수하는 이유는

[취재후일담] 2020년 한다더니…삼성디스플레이, LCD 이제서야 철수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2. 05. 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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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삼성디스플레이 CES 2022_QD (1)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CES 2022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패널./제공=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달 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마침내’ 종료합니다. 당초 종료 시점을 2020년 말로 계획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1년 6개월이 지난 내달 말 LCD 사업에 진짜 마침표를 찍습니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가 LCD로 본이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됐던 이유는 삼성전자 때문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에 LCD 생산을 계속 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종료 시점으로 못 박았던 2020년 말 이후 삼성전자 외 다른 고객사에 LCD 패널을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한시 공급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 LCD 패널 공급이 1년 6개월이나 더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는 삼성전자가 LCD 가격 협상에 삼성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중국, 대만 업체로부터 LCD 패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존재는 가격 협상에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좋은 가격으로 좋은 상품을 받을 거래처가 여러 곳 있는 상황은 상대가 제시하는 가격이나 거래 조건 등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는 ‘아쉬울 게 없는’ 입장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LCD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TV 수요 급증으로 지난해 6~7월 237달러(55인치 기준)까지 증가했던 LCD 패널가격은 작년 12월 127달러, 이달 112달러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습니다. 업계는 최근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다소 잦아들긴 했지만 반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패널가에 삼성디스플레이 LCD 사업은 탈출구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 됐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없어도 가격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리한 시장이 형성된 셈입니다.

6월로 LCD 사업을 완전히 털어내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 OLED) 사업 경쟁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입니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생산) 수량이 안 나와 (CES) 전시회에서 제외했다”고 밝히며 관심이 쏠렸던 QD OLED 수율(완제품 중 양품 비율)도 지난해 말 50% 수준에서 지난달 75%까지 끌어올리며 빠르게 안정화되는 모습입니다. 애플 같은 든든한 고객을 확보하며 중소형 OLED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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