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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이재용 부회장의 6년 전 호암상은

[취재후일담] 이재용 부회장의 6년 전 호암상은

기사승인 2022. 06.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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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만찬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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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1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과 축하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6년만이죠. 호암상 시상식은 삼성가(家)를 대표하는 행사인데요. 고(故) 이건희 회장이 아버지 이병철 창업주의 인재제일 정신을 기리기 위해 호암상을 제정하면서 매년 열립니다.

이날 호텔신라 로비는 행사가 열리기 2시간 전부터 취재진과 삼성 직원들, 일찍 도착한 귀빈들로 북적였습니다. 이 부회장은 행사를 약 30여분 앞둔 3시35분경 도착했습니다. 대형 인수합병(M&A) 준비, 삼성호암상을 오랜만에 찾은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삼성호암상의 주인공은 수상자들이고, 이 부회장은 경영상 현안을 언급하기에 불편한 상황이기 때문일겁니다. 삼성 관계자도 “이번 참석은 경영자가 아닌 총수로서 행보로 보는게 맞지 않나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문득 이 부회장이 주관했던 2015~2016년 호암상이 떠올랐습니다. 이 부회장은 2015년부터 당시 와병 중이던 이건희 회장 대신 호암상을 주관했습니다. 2015년 호암상 행사는 예년과 비슷하게 시상식과 호텔신라 만찬으로 진행됐는데요. 두 번째 주관한 2016년 행사는 이 부회장이 본인의 색을 입혔습니다. 시상식 후 관례적으로 진행하던 만찬 대신 수상자와 그 가족, 삼성 임직원 900여 명이 참석하는 기념음악회를 용인 삼성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겁니다. 삼성 교육장학사업인 드림클래스에서 공부해온 중학생들도 기념음악회에 초대받아 의미를 더했습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씨와 백주영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앙상블 오푸스’의 현악 4중주가 음악회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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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6년 6월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송의주 기자 @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오너 일가도 시상식 대신 기념음악회에만 참석했습니다. 삼성 오너 일가는 전통적으로 시상식부터 만찬까지 참석했었는데요. 매년 오너 일가의 패션, 정부 유력 인사의 참석 여부 등이 수상자들보다 주목받는 것에 부담을 느껴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2016년 호암상은 수상자들의 감동적인 소감을 기사로 옮겼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2016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 부회장도 2017~2021년 재판과 두 차례 수감 탓에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2015~2016년 삼성에는 크고 작은 변화의 시도가 많았습니다. 이 시기 인수합병한 기업만 10여 곳에 이르고요. 2016년 10월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총수의 등기이사 선임은 책임경영 의지로 읽히는 사안입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향후 6개월간 검토하겠다”는 중차대한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삼성SDS의 물류BP부문 분할 추진도 당시 뜨거운 주제였습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추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 사안은 미결(未結)로 남아 있습니다. 경제단체들이 중대한 경영상 결정, 민간외교관 역할을 위해서라도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입니다.

어쨋든 이 부회장이 또 6년 만에 참석할 일정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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