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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메리츠증권 임원들, 자사주 1억원어치 매입한 까닭

[취재후일담] 메리츠증권 임원들, 자사주 1억원어치 매입한 까닭

기사승인 2022. 06. 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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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12~14명 매달 평균 3000주, 2000만원어치 사들여
최희문 부회장 대표 취임 이후 '주식저축장려제도' 시행
애사심 고취 및 주가 부양 '일거양득' 효과 '톡톡'
오경희
▲금융증권부 오경희 기자
매달 월급날이면 임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증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 부사장부터 전무, 상무 등 임원 12~14명이 올해 사들인 자사주만 약 1억원어치(1만7000주 규모)입니다. 한 달 평균 3000주씩, 약 2000만원어치 구매했습니다. 주인공은 메리츠증권 임원들입니다.

이들의 ‘자사주 사랑’은 회사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최희문 부회장이 2010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듬해부터 ‘주식저축장려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햇수로 벌써 11년째입니다. 임직원이 월급의 일부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매입금액의 3분의 1을 지원합니다. 주식이 아닌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시 의무가 있는 임원의 25~30%가 매달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복지제도를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임직원들의 애사심을 고취하고, 더 나아가 주가도 부양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 역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열심히 일할 동기 부여가 된다는 반응입니다.

주가와 실적을 보면 이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메리츠증권의 주가는 올들어 18%(지난달 말 기준) 상승했고, 국내 증권사 중 시가총액 2위에 올랐습니다. 임직원들의 수익률도 높아졌죠. 같은 기간 경쟁사들의 주가는 신저가를 새로 쓰며 하락했습니다. 또 대부분 증권사들이 수익 감소를 겪은 와중에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습니다. ‘군계일학’의 실적을 냈죠. 증시 부진에도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지 않아 올 연간 실적 전망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앞길이 탄탄대로는 아닙니다. 업계에선 1분기 메리츠증권의 실적엔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데다 앞으로 주력사업인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채무보증 수수료를 더 늘리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업황도 좋지 않습니다. 향후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죠. 과연 메리츠증권이 이런 우려를 ‘기우’로 만들어 ‘차별화된 실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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