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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수박값도 천정부지↑…치솟는 물가에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

치킨·수박값도 천정부지↑…치솟는 물가에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

기사승인 2022. 06. 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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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물가상승에 국민 먹거리 '치맥'도 부담
여름 과일 수박도 한 통당 2만2000원
추경호 부총리, 물가 동향 점검 현장 방문<YONHAP NO-332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2번째)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방문,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제공 = 연합
소비자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 들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국민 대표 먹거리인 치킨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각국의 원자재·식량 수출 제한 조치는 원재료 물가 상승을 한층 더 자극한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기후 등으로 수박·참외 등 여름 제철 과일마저 물가가 뛰면서 먹거리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작년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외식 품목별로 보면 39개 품목 가격이 모두 올랐는데 치킨(6.6%)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자장면(6.3%), 떡볶이(6.0%), 칼국수(5.8%), 짬뽕(5.6%)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또 김밥(5.5%), 라면·커피(각 5.2%), 볶음밥(5.0%), 소주·맥주(각 4.9%), 스테이크(4.8%), 된장찌개 백반·해장국·탕수육(각 4.7%), 김치찌개 백반·햄버거(각 4.5%), 냉면·돈가스·피자·도시락(각 4.4%) 등도 올랐다.

치킨, 자장면, 떡볶이 등 국민들이 즐겨 먹어 ‘한국인의 소울 푸드’로 분류될 수 있는 외식품목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진 것이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프라이드치킨) 가격은 1마리당 1만6000∼2만원 수준이다. 앞서 BBQ·BHC·교촌치킨·네네치킨·굽네치킨·멕시카나·또래오래·지코바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작년 말 또는 올해 들어 치킨 가격을 마리당 1000∼2000원씩 올렸다. 원재료인 닭고기, 튀김가루, 식용유 등의 가격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에 납품되는 10호 닭고기 평균 거래가격(염지비·절단비·포장비·부가가치세 등 미포함)은 지난해 12월 2983원에서 지난달 3518원으로 17.9% 올랐다. 또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자장면 가격(서울 기준)은 지난해 12월 5692원에서 지난달 6223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칼국수는 7615원에서 8269원으로, 김밥은 2731원에서 2908원으로 올랐다.

외식 물가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누적되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되면서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이상기후 등으로 수박·참외 등 국내 여름 제철 과일마저 치솟는 물가에 가격이 뛰고 있다. 망고·파인애플을 비롯한 수입 과일도 물류비가 고공행진 하면서 덩달아 값이 올랐다.

농산물유통정보(atKAMIS)에 따르면 여름 과일 대표 격인 수박 한 통의 소매 가격은 전날 기준 2만2232원으로 지난해 1만7308원보다 28.4% 더 비싸다. 평년 가격은 1만 7140원으로 약 29.7% 오른 수준이다. 참외도 10개당 2만 830원으로 지난해(1만8144원) 수준보다 약 14.8% 비싸다. 평년 가격은 10개당 1만 6811원으로 23.9% 올랐다.

수박 가격이 오른 이유는 수박 재배 면적이 감소한 가운데 생육 초기 이상 기후로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 크다. 지난 1~2월에는 일조량 부족으로 수박 모종 성장이 더뎠으며 지난 3월에는 이상 기후로 함안 일부 지역에서 약 20~30%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꿀벌 실종’으로 인해 꿀벌을 통해 수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육에 차질을 빚은 농가가 많았다. 실제로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월동기를 거치면서 꿀벌 78억 마리가 돌연 폐사한 바 있다.

수박 산지 재배면적도 농가 고령화와 인력 부족 탓에 강원도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다. 과실이 무거운 만큼 작업이 어려워 농가에서 공급 면적을 줄여 나간 것이다. 호남지역은 연작장해 방지를 위해 다른 품목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수박 출하량은 전년대비 약 1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외 역시 농가 고령화와 인력 부족 등으로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1% 감소했으며 김천지역과 일부 대구지역에서도 샤인머스캣과 수박 등 인기 품목으로 전환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수입산 여름 과일 중 인기인 망고도 1개당 가격 5593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20%나 뛰었다. 평년 가격은 4210원으로 약 32.9% 오른 가격이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도 10개당 1만 4954원으로 1년 전(1만187원)과 비교해 46.8% 뛰었다. 평년 가격은 9649원으로 개당 1000원을 넘기지 않았던 오렌지 가격이 55%나 급등했다. 파인애플도 1개당 6544원으로 1년 전인 5981원과 비교해 가격이 9.4% 올랐다. 평년 가격은 5585원으로 17.2% 비싸다.

수입 과일 가격은 국제 유가 및 물류비 인상에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들어 지난달 27일보다 32.66포인트 오른 4208.01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였다가 다시 반등하며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현장 물가를 점검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 제한 조치에 따른 국제 곡물가 급등이 국내로 빠르게 전이되는 가운데 가뭄 피해가 더해지면서 일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생활물가도 불안하다”며 “정부도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 수급관리, 식량 자급기반 확충, 생산·유통비용 절감 등 물가·민생안정 관련 대응 방안을 지속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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