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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시켜 줄게”…前 야당 지지자 포섭 나선 캄보디아 총리

“사면시켜 줄게”…前 야당 지지자 포섭 나선 캄보디아 총리

기사승인 2022. 10. 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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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사진=훈센 총리 페이스북
"나는 한사람(삼랭시)만 싫어한다. 그를 떠나면 왕의 사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야당 지지자들에게 정적 삼랭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 사면과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24일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시엠립을 방문한 훈센 총리는 주민들과의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前) 야당인 캄보디아 캄보디아구국당(CNRP) 지지자들 포섭에 나섰다.

훈센 총리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삼랭시는 2012년 켐 소카와 함께 CNRP를 창당했다. CNRP는 한때 45%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를 바짝 쫓아간 최대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2018년 총선을 앞둔 2017년 "미국의 지원을 받아 국가 전복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해산 판결을 받았다. '반역죄' 혐의를 받게 된 삼랭시는 프랑스로 망명했고 켐 소카는 체포됐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켐 소카는 최근 "삼랭시를 돕지 마라. 더 이상 하나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삼랭시에게서 등을 돌렸다. 정치적 동지인 켐 소카의 발언에 대해 삼랭시는 "훈센의 인질이 돼 자신의 입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것"이라며 "동맹은 그대로다. 변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야권의 분열을 두고 훈센 총리가 CNRP 지지자들을 포섭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던 중 공개적으로 "국왕의 사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밝힌 것이다. 훈센 총리는 삼랭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떠날 경우 모든 정치적 자유롤 보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국왕에게 (지지자들의) 사면을 청할 수 있지만 배신자(반역자) 삼랭시 가문의 3대에 대해선 그럴 수 없다"며 "전 CNRP 간부들을 모두 적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삼랭시는 계속 적으로 남을 것"이라 강조했다.

실제로 CNRP의 간부를 지낸 후 새로운 정당을 결성했던 찌우 까따·깡 낌학 등이 정당을 해산하고 여당인 CPP에 합류했다.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전 야당의원 세 명도 올해 초 왕실 사면을 위해 훈센 총리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정계에 밝은 현지 소식통은 24일 아시아투데이에 "삼랭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켐 소카도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야권 인사 몇몇이 거론되곤 있지만 훈센 총리에게 맞설 정도는 아니다"라며 "훈센 총리의 장기집권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전했다. 훈센은 지난 1985년 총리를 맡은 뒤 37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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