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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7주년 기획] ‘K-에브리싱’ 시대...지속가능 인프라 구축이 핵심

[창간 17주년 기획] ‘K-에브리싱’ 시대...지속가능 인프라 구축이 핵심

기사승인 2022. 1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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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오징어게임 등 인기로 한국 관련 모든 것 주목 ‘K-에브리싱’ 시대
정부도 K-콘텐츠 지원 박차...내년 방송영상콘텐츠 예산 대폭 증액
붐 꾸준히 이어가려면 저작권, 세액 공제 등 문제 해결해야
오징어게임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제공=넷플릭스
그야말로 K-콘텐츠 전성시대다. 방탄소년단(BTS), 드라마 '오징어 게임', 피아니스트 임윤찬 등 우리 콘텐츠가 전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음식,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로 이어져 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이 주목받는 'K-에브리싱(everything·모든 것)' 시대가 도래했다. 정부는 내년 방송영상콘텐츠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콘텐츠 위상 강화에 힘을 쏟는다. K-콘텐츠 인기를 지속하기 위한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2000년대 초 드라마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음악, 영화, 게임, 웹툰 등 각종 분야에서 세계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2018년 BTS의 빌보드차트 정복에 이어 올해는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가 빌보드 정상을 밟았다. 영화계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석권했다. 이어 올해 5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 9월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면서 K-콘텐츠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선우예권,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성과를 냈다. 미술계에서는 세계 유수 갤러리들이 서울을 주목하며 곳곳에 지점을 열고,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가 국내 최대 미술장터 '키아프'와 공동 개최하는 등 미술 한류도 시동을 걸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피아니스트 임윤찬./제공=목프로덕션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문화산업계는 직격탄을 맞았지만 오히려 K-콘텐츠는 반전의 드라마를 보여줬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인터넷 서비스를 타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을 강타한 것이다.

2015년 이후 지속성장한 콘텐츠산업 매출 규모는 2020년 128조원을 넘었고, 2021년에는 약 13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9% 증가한 약 135억8000만 달러(약 17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콘텐츠가 1억 달러 수출되면 소비재 수출은 1억8000만 달러, 생산유발효과는 5억1000만 달러가 증가한다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연구결과에 비춰볼 때, K-콘텐츠는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 촉진과 국가 브랜드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한류 팬은 116개국 1억5660만 명에 달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를 보면 미국, 영국, 호주 등 상대적으로 한류 인기가 낮았던 국가에서 한류가 더 대중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한류에 관심이 적었던 40대 이상 남녀와 10대 남성의 한류 콘텐츠 이용이 증가한 것도 고무적이다.


2022 K-콘텐츠 엑스포 in 스페인 현장 사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10월에 개최한 한류 콘텐츠 박람회 '2022 K-콘텐츠 엑스포 in 스페인' 모습./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K-콘텐츠 정부 핵심 산업으로..."금융·전문 인력 지원"

세계를 강타한 K-콘텐츠의 인기를 지속시키기 위해 정부는 전문 인력 양성, 정책금융, 해외진출 지원 등 '뒤에서 밀어주는 정책'을 추진한다. 윤석열 정부는 K-콘텐츠를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핵심 산업으로 키워가고자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도 콘텐츠 분야 정부 예산을 9743억 원으로 편성했다.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을 위한 기반 조성, 콘텐츠 대표 분야 집중 육성, 콘텐츠 매력 발산, 콘텐츠 신시장 개척 등 4가지 실천전략과 14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내년에 콘텐츠 매출액 약 153조 원, 수출액 약 166억 달러(한화 약 23조 1000억 원), 일자리 약 68만개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진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장은 "콘텐츠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가 어렵고 고금리 시대에는 민간 투자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며 "정부가 금융적인 부분에서 많은 지원을 할 예정이다. 모태펀드를 비롯해 4년간 4조8000억원 가량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기술과 융복합 아카데미를 설치해서 3년간 1만 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며 "해외 현지사정 등에 관한 정보를 지원하는 고도화된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화, 게임, 웹툰, 드라마, K-팝 등 5대 대표 장르를 육성하고 각 장르별 특성에 맞는 인력 양성, 기획제작 지원, 유통, 해외 진출까지 차별화된 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제공=빅히트뮤직
◇저작권 침해 적극 대응해야...세액 공제 확대도 시급

우리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제도 개선과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K-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사례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중국에서 불법 유통뿐 아니라 의상, 소품을 카피한 제품까지 판매하면서 논란이 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콘텐츠 불법 유통으로 인터넷 주소 삭제요청 건수는 30만 554건이었다. 2015년 1만699건에서 6년 사이 약 30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삭제율은 2015년 99%에서 올해는 8월 기준으로 42.3%까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 침해 사례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면서 2건 중 1건도 삭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국가 등으로 침해 사례가 광범위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재수 의원은 "예전에는 저작권 침해 사례가 주로 영상이었고 침해 국가도 주로 중국이었지만 현재는 K-콘텐츠 인기로 그 침해 대상과 국가가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창작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K-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세액 공제 확대도 거론되고 있다. 해외 주요 경쟁국인 미국, 영국 등이 약 25% 수준의 세액공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는 3~10% 수준으로 시행해 해외 주요국 대비 산업적 파급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공제율을 중소기업의 경우 10%에서 20%, 중견기업은 7%에서 14%, 대기업은 3%에서 6%로 인상하고 일몰은 2025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10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홍 의원은 "미국 등 거대 미디어·플랫폼 사업자와 중국 등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OTT 이용률이 확대되는 등 영상콘텐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의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국내 콘텐츠 기업을 위한 수출·마케팅 통합 지원 온라인 플랫폼인 '웰콘' 서비스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웰콘 서비스가 각 국가별 제도·풍습·경제적 특성을 미리 알도록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너무나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다.


[포토] `수리남` 주역들
배우 유연석(왼쪽부터), 박해수, 황정민, 하정우, 조우진이 9월 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현우 기자

◇콘텐츠 제작자들, 타 문화 이해도 높여야

국내 콘텐츠 창작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도 거론된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과 '작은 아씨들'이 타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지 못한 태도로 해외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수리남 정부가 드라마 '수리남'이 자국을 마약과 비리의 온상으로 그렸다고 공식 반발했고, '작은 아씨들'은 베트남전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현지에서 서비스 도중 퇴출당했다. 때문에 우리 콘텐츠 제작자들이 타 문화에 대한 감수성과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 소비되기 시작해 창작자들이 다양한 나라에 대한 문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정책적으로도 이를 위한 자료 제공과 연구, 교육 등이 적극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K-콘텐츠가 글로벌 확장의 기회를 맞이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금의 기회를 잡아서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지도록 세액 공제 등 투자 활성화 정책이 시급하다"면서 "저작권 문제에 있어서도 앞으로 분쟁이 더 많아질 것 같은데 제도적 대비를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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