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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성장도 어렵다”…韓경제 ‘상저하고’ 안갯속

“1%대 성장도 어렵다”…韓경제 ‘상저하고’ 안갯속

기사승인 2023. 04. 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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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심 수출 6개월 연속 감소세
부진 계속 땐 '상저하저' 현실화 우려
"불확실성 해소돼야 하반기 반등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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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들어 점차 회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하반기 반등은 물 건너 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들어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수출이 좀처럼 반등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 역시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대를 턱걸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3년 4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됐다. 3월과 비교하면 수출 '위축'이 '큰 폭 감소'로 격상됐는데 한층 비관적인 평가로 해석된다.

KDI의 진단처럼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로 13.6% 감소하며 전달(-7.5%)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34.5%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KDI는 반도체 관련 다수의 지표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 시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못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 수출 감소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1분기 수출은 12.6%, 2분기는 11.9%, 3분기는 10.1% 줄고 4분기가 돼서야 수출이 소폭(0.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연간 수출이 전년보다 8~9% 감소한다는 것이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정부가 예상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빗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3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반기별 성장률을 상반기 1.2%, 하반기 1.8%로 내다봤다. 하반기 성장률을 2%대 밑으로 제시한 것은 주요 기관 중 처음이다. 한국은행과 KDI가 지난 2월 올 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2.0%, 2.4%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0.2~0.6%포인트 낮은 수치다.

하반기 1.8% 성장률은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잠재성장률보다 실제 경제성장률이 낮으면 경기침체로 본다. 정부가 예상하는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바닥을 헤매면서 외국계 IB들은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IB는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성장률을 1.1%(평균)로 전망했다. 정부와 한은의 올해 전망치 1.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씨티는 우리 경제가 올해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0.4% 역성장한다고 예측했다.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기관이 나올 경우 1%를 하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미국의 통화정책이 완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우리 경제가 하반기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면서 "아직은 정부의 예측대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지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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