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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세계기부지수 88위의 불명예

[취재후일담] 세계기부지수 88위의 불명예

기사승인 2023. 05. 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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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_증명사진
경제사회정책부 이정연 기자
"기부도 안 하고, 봉사도 안 해요."

17일 영국 자선지원재단 CA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세계기부지수(WGI)에서 119개국 중 88위를 기록해 하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만으로 지표가 낮다고 하기엔 이전에도 우리나라의 세계기부지수는 60위권대로 선진국에 비해선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다.

세계기부지수는 모르는 타인을 도와준 적 있는지 여부, 기부율, 봉사활동 참여시간 등 3개를 종합해 낸 지표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기부율과 자원봉사활동 참가율이 낮아 지표 성적이 높게 나올 수 없는 실정이다.

반면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미국과 영국은 어떨까.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을 통틀어 본 지표상 미국은 1위, 영국은 7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 국가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회지도층을 비롯해 리더십을 평가하는 주요 근간에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봉사, 기부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특히 성공한 리더들이 불우한 외부 환경으로 인해 기회를 놓칠 수 있는 미래 인재들을 위해 거액의 자산을 내놓거나 은퇴 후에도 봉사에 헌신했다는 소식은 꽤 흔하게 들려온다.

이들 국가에선 입시에도 자원봉사 경험이 주요하게 반영된다. 학업에만 열중하다보면 자칫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서투를 수 있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 리더의 자질이 길러질 수 없다는 점에 사회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일까.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023 레가툼번영 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 지수는 167개국 가운데 107위로, 개인·사회 신뢰 또한 매우 낮게 나타난다. 사회적 관계망이 끊긴 은둔형 청소년, 각종 사회갈등, 이로 인해 빚어진 역대 최대 저출산 등 우리 사회 그림자 뒷편엔 이 같은 배경도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행안부) 주도로 11개 부처가 협의해 자원봉사 기본계획을 수립해 정책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첫 기본계획을 수립했던 2008년 당시 야심차게 세운 "2013년까지 전 국민의 30%를 '생활화한' 자원봉사자로 만들겠다"는 목표치는 2023년인 현재까지도 달성되지 못 하고 있는 듯 하다. 원점에서, 통합적인 관점에서 행안부가 자원봉사 활성화 대책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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