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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입맛 돋우고 기운 살리는...‘입’이 즐거운 여행!

[여행] 입맛 돋우고 기운 살리는...‘입’이 즐거운 여행!

기사승인 2023. 07. 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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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하모)
갯장어(하모)는 7~8월에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단백질이 풍부해 예부터 보양음식으로 대접받았다. 주로 회나 샤브샤브로 먹는다./ 김성환 기자
"여행은 8할이 음식"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여행길에 나서기 전 '거기서 뭘 먹지'부터 고민한다. 여름별미 몇 가지 추렸다. 멋진 풍경 눈에 담고 입이 즐거운 먹거리까지 섭렵한다면 여정이 한층 풍성해진다. 기분 좋게, 잘 먹은 음식은 그대로 '보약'이 되니 공 들일만하다.

갯장어 샤브샤브
갯장어(하모) 샤브샤브. 야채와 장어뼈 등을 넣어 끓은 육수에 살짝 데쳐 깻잎, 양파 등과 싸먹는다./ 김성환 기자
무슬목
여수 무슬목해변/ 김성환 기자
◇ 전남 여수 갯장어(하모)

장어는 종류가 많다. 갯장어는 연안 개펄에서 산다. 하모로도 불린다. 갯장어의 일본식 표현이 하모다. 얼핏 보면 뱀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실제로 잘 무는 습성을 지녔다. 그래서 일본어로 '물다'의 뜻을 가진 '하무'가 하모로 굳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참장어로도 불린다. 여느 장어류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다고 알려졌다. 예부터 보양음식으로 대접받은 이유다. 5월부터 9월 사이 주로 잡힌다. 특히 7~8월의 것을 최고로 친다. 이후에는 뼈가 억새지고 기름기도 많아진다.

갯장어는 1970~1980년대에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국내에서 구경이 어려웠다. 요즘은 전남 여수, 장흥, 완도, 경남 통영, 고성 등 남해안에서 많이 만난다. 특히 여수는 일찌감치 갯장어로 유명세를 떨쳤다. 돌산대교 아래 남산동에는 갯장어 요리를 전문으로 내는 음식점 수십 곳이 자리 잡았다. 이만큼 많은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은 여수에서 없단다. 여수시청 관계자는 "현지인들은 경도선착장 일대도 많이 간다"고 했다. 경도는 여수 국동항에서 배를 타면 약 5문 만에 닿는 섬이다. 경도행 배는 5분마다 다닌다.

어떻게 먹나. 갯장어는 주로 회와 샤브샤브로 먹는다. 회는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좋다. 샤브샤브는 야채와 장어뼈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살짝 데쳐 깻잎, 상추, 양파 등과 싸먹는다. 역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여수는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바다 전망 장쾌한 오동도와 향일암, 공중을 가르는 여수해상케이블카, 몽돌이 인상적인 무슬목해변 등 눈 돌리는 곳마다 펼쳐지는 절경이 가슴을 뛰게 만든다.

여행
예산 예당호/ 김성환기자
어죽
예당호 주변에는 어죽을 내는 음식점들이 많다./ 김성환 기자
◇ 충남 예산 어죽·붕어찜

충남 예산 예당호는 바다처럼 넓은 호수다. 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3.7배에 달한다. 둘레는 40km가 넘는다. 물이 맑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수질관리가 잘 된 덕이다. 이러니 물고기 먹이가 풍부하다. 붕어, 잉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한다. 그래서 강태공에게 예당호는 민물낚시의 성지(聖地)로 통한다.

예당호 주변에서는 어죽과 붕어찜이 유명하다. 어죽은 붕어를 푹 고은 육수에 고추장, 고춧가루,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하고 민물새우, 면, 쌀을 넣어 푹 끓여 만든다. 칼칼하고 고소한 맛이 좋다. 비리지 않다. 붕어찜도 마찬가지. 특유의 붕어 비린내가 거의 없다. 여름철 입맛을 돋우고 몸을 보하기 위해 어죽과 붕어찜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예당호는 쉬엄쉬엄 산책하기에도 적당하다. 402m 길이의 예당호 출렁다리가 볼만하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걷기 좋은 '예당호 느린호수길'도 조성됐다. 최근 화제가 된 예산시장은 예당호 출렁다리가 있는 예당관광지에서 자동차로 약 15분 거리다.

포항물회
'포항물회'. 주고 비벼 먹다가 나중에 국물이 생기면 면이나 밥을 말아 먹는다./ 김성환기자
◇ 경북 포항 물회

여름철 입맛 돋우는 음식 중에 물회도 있다. 물회는 경북 포항도 유명하다. '포항물회'는 '영덕대게'처럼 아예 고유명사가 돼 버렸다. 여느 지방의 그것과 다르다는 얘기다. 뭐가 특별할까. 먹는 방법이 다르다. 생선회와 갖은 야채를 썰어 넣은 후 고추장 등 양념을 넣고 적당히 비벼 먹는다. 이렇게 먹다가 내용물에서 물기가 나오면 여기에 밥이나 면을 말아 먹는다. 즉 '포항물회'는 '물 없이 먹는 물회'다. 처음부터 국물이 당기는 사람은 생수를 기호에 맞게 부어 먹는다. 육수가 아니라 국물 맛이 밋밋하지 않을까. 희한하게도 양념 양을 잘 조절하면 육수 부럽지 않은 맛이 난다. 포항의 랜드마크인 죽도시장 일대를 비롯해 포항 곳곳의 어지간한 횟집은 대부분 '포항물회'를 낸다.

포항 죽도시장은 구경할만하다. 25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이다. 어시장, 건어물시장뿐만 아니라 농산물 등 다양한 산물이 판매된다. 죽도시장 앞으로 포항운하도 지난다. 원래 죽도시장 앞으로 물길이 지났다. 1970년대 도시화로 매립됐다. 2014년에 길이 약 1.3km, 폭 13~25m의 운하가 조성됐다. 운하를 따라 산책로도 만들어졌다. 운하에는 크루즈도 다닌다.

면천읍성
당진 면천읍성/ 김성환기자
면천읍성 콩국수
당진 면천읍성 남문 일대 음식점에서 내는 콩국수/ 한국관광공사 제공
◇ 충남 당진 면천 콩국수

충남 당진에 면천읍성이 있다. 1439년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이다. 읍성 안에는 '성안마을'로 불리는 성상리 마을이 있다. 읍성을 복원하다보니 성 안에 자리 잡은 형국이 됐다.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 미술관, 책방 등도 생겼다. 오래된 집마다 '과자, 음료수, 라면 모두 모두 파는 곳...따뜻한 정은 덤으로 드려요'같은 훈훈한 문패도 붙었다 감성적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사진촬영 명소로 떴다. 성 안에 실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모습 역시 도시인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면천읍성을 구경한 사람들은 남문 앞에 자리 잡은 몇몇 콩국수 가게에 들른다. 산책 후 허기를 채우기 어울리는 곳이다. 콩은 훌륭한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다. 몸속 습하고 뜨거운 기운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이 일대 대부분 가게는 국산 서리태를 사용한단다.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이 진하다. 양도 제법 푸지다.

황기족발
황기족발/ 김성환기자
◇ 강원 정선 황기족발·콧등치기

정선 특산물 가운데 하나가 황기다. 황기는 콩과 식물로, 말려서 한약재로 쓰면 땀이 많이 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정선역 일대에는 황기를 넣고 족발이나 보쌈, 백숙 등을 해서 내는 곳이 많다. 시원한 콧등치기 국수를 곁들여도 좋다.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인데 여느 메밀국수와 달리 면발이 칼국수나 우동처럼 굵은 것이 특징이다. 입에 넣고 빨아 당기면 뻣뻣한 국수가락이 콧등을 '툭' 친다고 '콧등치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선아리랑시장은 둘러보자. 1966년 개장한 정선5일장이 지금은 정선아리랑시장이 됐다. 매월 5일장(2와 7일)과 주말장(토요일)에 열린다. 각종 산나물과 약초, 감자, 황기, 더덕, 마늘 등의 농산물과 다양한 음식물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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