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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나 뻔한 캄보디아 총선…장남 권력 승계 본격화?

하나마나 뻔한 캄보디아 총선…장남 권력 승계 본격화?

기사승인 2023. 07. 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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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ODIA-POLITICS-ELECTION <YONHAP NO-1140> (AFP)
23일 캄보디아 총선이 시작된 가운데 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모습. /AFP 연합뉴스
훈센(70) 총리가 40년째 집권 중인 캄보디아가 23일부터 총선을 시작한다. 정치탄압으로 인해 이미 압도적이고 '뻔한' 결과가 예측되는 가운데 훈센 총리의 장남에 대한 권력 승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이날 총선을 시작했다. 인구 약 1600만명의 캄보디아는 이번 총선에서 971만여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이번 총선에는 훈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를 포함, 총 18개 정당이 출사표를 던졌다.

총선 예비 결과는 일요일 저녁께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결과는 뻔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2018년 총선에서 의석 125개를 모두 차지한 CPP에 맞설만한 영향력이나 재정을 가진 정당이 없는 탓이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에 바짝 쫓겼던 훈센 총리는 법원과 기관을 동원해 정적과 야당을 탄압해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촛불당(CP)도 선관위에 의해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단 이유로 총선 참여 자격이 박탈돼 CPP가 압승을 거둘 것이 유력하다.

자유 선거를 위한 아시안 네트워크(ANFREL)·국제인권연맹(FIDH) 등 17개 단체들은 22일 이번 총선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캄보디아의 이번 총선이 "선거 과정에서 투명성·공정성·포괄성이 눈에 띄게 결여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야당·언론 탄압으로 훈센 총리는 서방과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훈센 총리 개인의 성격에 더해 장남 훈마넷(45)에게 순조롭게 권력을 이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훈마넷은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고 훈센 총리도 지난 2021년 12월 공식적으로 훈마넷을 후계자로 선포했다. 이번 총선에 정계에 '데뷔'하는 훈마넷은 총선을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게 된다. 훈센 총리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중국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나고 3~4주 안에 훈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하는데 CPP 역시 훈마넷을 "미래 총리 후보"로 인정하고 있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마넷은 미국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했고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 훈마넷의 정치 철학이나 비전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이러한 배경이 서방과의 관계 개선 등 변화를 이끌어낼지도 향후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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