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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악을 레고로 형상화한 콜린진 “한국 전통 알리고파”

종묘제례악을 레고로 형상화한 콜린진 “한국 전통 알리고파”

기사승인 2023. 10. 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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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함 전시관서 첫 개인전...용 얼굴무늬 기와, 한국 탈 등 300점 선보여
"정조 화성행차, 농악도 레고 블록으로 만들 것"
콜린진 작가 전시 관련 인터뷰
콜린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종묘제례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송의주 기자
국가 무형문화재 1호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악'이 레고로 만들어졌다. 기존에 닥종이나 캐릭터그림으로 종묘제례악을 묘사한 적은 있지만 장난감 블록으로 형상화 한 것은 콜린진(본명 소진호)이 처음이다.

레고 아티스트 콜린진의 첫 개인전 '콜린진의 역사적인 레고'가 서울 소공동 모리함 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레고를 통해 우리 전통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며 "자칫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레고를 통해 흥미 있게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는 20대 중반부터 레고로 작업해 온 콜린진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모리함 전시장 2층에서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한 곡과 무용, 노래가 어우러진 종묘제례악의 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또한 항아리를 얹은 보상반을 중앙에 두고 항아리 안에 공을 넣는 '보상무', 승복을 입고 추는 '승무',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학무'를 표현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경주 사천왕사 터에서 출토된 용 얼굴무늬 기와, 한국 탈, 선비 책상 등 300점이 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주어진 설명서에 따라 단순히 한국적 소재를 레고로 모방해 만든 것이 아니다. 매뉴얼이나 부품이 없는 제한된 상황 속에서 최대한 기존의 것을 변형하고 용용해가며 독창적 방법을 창안한 것이다. 레고를 시스템에 따라 조립한 것이 아니라 작품을 이루는 하나의 플라스틱 질료로 사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콜린진은 "종묘제례악을 형상화하는 데 18개월이 걸렸다"며 "최대한 고증을 하면서 만드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콜린진 작가 전시 관련 인터뷰
콜린진 작가./송의주 기자
콜린진의 아버지는 장난감 회사 한립토이스의 소재규 회장이다. 그가 태어나던 해에 회사를 차린 아버지 덕에 어려서부터 신기한 장난감을 가장 먼저 갖고 노는 행운을 누렸다. 스물다섯 살부터 자신만의 레고 디자인 작업을 해왔던 그는 결혼 후 시작한 장난감 박물관(한립토이뮤지엄)에서 꾸준히 자신의 작업을 확장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해외출장을 가시면 신기한 장난감들을 많이 사다주셨다"며 "어렸을 때부터 레고를 좋아했는데 나만의 레고를 만들고 싶어서 작업하게 됐다"고 했다.

전시장 3층에는 그가 레고로 만든 기타, 스탠드, 가방 등 갖가지 일상용품, 장난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작가가 아들과 함께 만든 도요새, 초밥세트, 노란 택시 등도 전시 중이다.

콜린진은 앞으로 "농악을 작품 소재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최종 목표는 정조의 화성행차"라고 밝혔다.

정조의 화성 행차를 그린 '화성능행도'(華城陵幸圖)는 당대 풍속적인 소재를 담은 기록화의 백미로 인정받는다. 정조가 1795년 8일간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 현륭원에 행차한 뒤 성대한 연회를 베풀었던 일을 그린 것이다.

콜린진은 "박물관에서 화성 행차 그림을 봤는데 그걸 레고를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하면 멋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25일까지.


포구락 콜린진
포구락(抛毬樂) 모습을 표현한 작품./콜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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