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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상황 ‘벼랑 끝’…유엔 구호시설도 속속 운영중단

가자지구 상황 ‘벼랑 끝’…유엔 구호시설도 속속 운영중단

기사승인 2023. 10. 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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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센터에 주민들 몰려…밀가루 등 도난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수요…지원 턱없이 모자라
ISRAEL-PALESTINIANS/ <YONHAP NO-3911> (REUTERS)
28일(현지시간) 가자시티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가자지구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지역 내 주민들의 상황이 한계에 다다랐다. 더불어 이스라엘군이 단계적 지상전 태세에 돌입하며 향후 구호품 전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 구호단체들은 인도주의적 통로 추가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무질서 속에 구호품 배급 센터 4곳과 구호품 창고 한곳의 운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담당 국장인 톰 화이트는 "매일 수백 명의 주민들이 창고에 무단으로 들어와 밀가루를 훔치려 한다"며 "생존 위기에 몰린 주민들은 충분한 밀가루와 물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말했다.

지난 29일에도 이집트를 통해 반입된 전세계의 구호품들을 보관하는 중부 데이르 알-발라흐의 물류창고에도 주민 수천 명이 몰려와 구호품을 마구잡이로 가져갔다. 화이트 국장은 남부 라파 국경 검문소 인근에도 물류기지가 있지만 이 곳에도 구호품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몰려 들어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UNRWA의 필립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현재 가자지구의 구호품 물량은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라파 국경을 통과하는 소수의 트럭은 가자지구에 갇힌 200만 명 이상의 수요를 고려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전례없는 인도주의적 요구에 맞춰 공급의 흐름을 의미있게 만들려는 정치적 의지가 없다면, 가자지구 구호 시스템은 실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가자지구의 식수난이 재앙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니세프 캐서린 러셀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상황을 "재난이 되기 직전의 상태"라고 묘사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식수 공급 시설의 55%가 수리 혹은 재건이 필요한 상태라며, 식수 공급이 재개되지 않으면 더 많은 민간인들이 탈수나 수인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을 대신해 연설자로 나선 리사 도튼은 구호품을 반입하는 통행로가 하나 이상 필요하다며 가자 남부와 이스라엘을 잇는 케렘 샬롬을 언급했다.

도튼은 병원, 염분 제거 시설 등 필수 서비스 시설에 전력을 대고, 구호품 운반 차량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의 의료 시설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발표했다. WHO는 이날 성명문에서 개전 이후 가자지구 의료 시설에 가해진 공격으로 최소 491명이 사망하고 37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서안과 동예루살렘 지역에서도 지난 7일 이후 118건의 의료 시설이 공격당해 3명이 사망하고 직원 15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타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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