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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배제’ 첫 수능, 막판 변수는?…교육당국 ‘초긴장’

‘킬러문항 배제’ 첫 수능, 막판 변수는?…교육당국 ‘초긴장’

기사승인 2023. 11.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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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위원730여명 막판 검토
변별력 확보 및 오류 최소화 등 집중
"제발 변수 없이 무사히 치르길"
재수생 결시율·N수생 증가 등 변수 다양
전문가 "올 수능 예측 어려워"
이주호 사교육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을 통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 배제 원칙을 밝혔다. 교육부는 당시 최근 3년간 수능과 올해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문항 가운데 총 22개의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공개했다./제공=교육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원칙과 변별력 유지, 문제 오류 최소화를 위해 교육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간 모습이다.

12일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등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능 출제·검토위원 730여 명이 한달 넘게 외부와 단절된 채 합숙하며 출제 문제에 대한 막바지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수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직접 '킬러문항 배제' 원칙을 천명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이에 교육당국은 출제 과정에서 킬러문항 배제를 위한 추가 검토단계를 구성했다. 출제본부는 출제위원단과 검토위원단 외에 과거 출제 경험이 없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 중심인 '수능출제점검위원회'를 만들어 '킬러문항' 요소를 점검토록 했다. 위원들은 25명 규모로 교사 경력 10년 이상에, 수능 출제 경험이 전혀 없는 교사들이다. 이들은 평가원이 아닌 교육부의 위촉을 받는데 출제와 검토, 점검 간의 공정성과 투명성, 객관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이다.

교육 당국은 '킬러문항' 배제 원칙뿐 아니라, 변별력 확보 나아가 문제 오류 최소화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킬러문항' 배제 원칙을 강조한 만큼 교과과정에 없는 문제를 꼬아 내는 등의 초고난도 문항을 최대한 걸러내는 게 숙제이지만, 그럴 경우 '변별력을 어떻게 구할 것이냐'하는 문제에 직면한다"며 "때문에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갖추도록 출제위원들에게 계속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수능 이후, 문제 오류가 발생하면 수능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문제 오류가 없도록 출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의 이 같은 '긴장감'은 지난 9월 모의평가(모평)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우선 지난 6월 모평에 대해 대통령이 '킬러문항' 배제 지시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이 영향이 크다. 당시 교육부는 수능 5개월을 앞두고 대입 담당 국장을 대기 발령시켰다. 이 같은 분위기에 평가원장도 자진 사퇴했다.

여기에 하반기 교권추락 문제와 학교폭력, 사교육 문제 등 교육계 이슈들이 계속 터지면서 교육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때문에 만에 하나 물수능(매우 쉬운 수능), 불수능(매우 어려운 수능) 논란이나 출제 오류 등이 발생할 경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교육당국 수장들의 거취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은 교육부의 그 해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는데, 6월부터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지적을 해온데다 교육 문제들이 연이어 터지니까 내부적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며 "제발 수능을 무사히 치르고, 한해가 마무리되길 모든 직원이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모평은 국어와 수학은 킬러문항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중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변별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교육 당국은 이번 수능이 '9월 모평만 같아라'하는 바람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지난 9월 모평 때 '킬러문항'이라고 할 만한 문제가 안 나왔고 그러면서도 변별력을 나름 갖췄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9월 모평이 첫 시험대로 잘 통과했는데, 본 수능도 무사 통과하길 바라고 있다. 킬러문항 배제와 변별력 확보, 여기에 문제 무오류를 원칙으로 최선을 다해 출제하고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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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입시 전문가들은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변별력 유지, 재학생 결시율 증가, N수생 증가 등 복잡한 변수가 많아 올 수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날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모평 재학생 결시율은 23.4%로 지난 6월 모평 때(18.4%)보다 무려 5%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 모평은 '킬러문항 배제 원칙'이 적용된 첫 시험이라는 점에서 재학생 결시율이 오른 건 예상 외라는 평가다. 이에 본 수능에서도 고3 재학생의 결시율이 지난해(12%)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능 결시율이 증가할 경우 정시를 포기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수시 전형에 집중하는 학생이 늘어 대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4학년도 수능은 재학생 결시율이 작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라며 "결시율이 높으면 기존에 2~3등급 받던 학생들이 3~4등급으로 떨어지는 등 모의평가 때보다 성적 변화폭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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