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 EBS·입시업계 “국어·수학, 킬러문항 빠졌어도 어려웠다”

"'킬러 문항' 없이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 한 목소리
출제본부 "본 수능, 9월 모평 출제 기조 유지"
"국어, 지난해 수능·9월 모평보다 어려워"
"수학, 지난해보다 쉽고 9월 보다는 어려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 이후 처음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 9월 모의평가(모평)의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 EBS와 입시업계는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배제됐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분석했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9월 모평보다 어려웠고, 수학 영역은 지난해 보다는 쉬웠지만 9월 모평보다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16일 수능 출제본부는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지난 9월 모평이 대체적으로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판단, 올 수능 역시 9월 모평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수능은 EBS 대표 강사들이 과목별 출제 경향을 직접 설명했다. 이는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EBS 연계율 50%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과목별 출제 경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이 맡아 브리핑해왔다.

◇ "국어·수학, 9월 모평보다 어려워"
먼저 국어영역의 경우 EBS와 입시업계 모두 킬러문항이 배제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수능과 9월 모평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다. 독서 지문은 4개 모두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돼 체감 연계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현장교사단 윤혜정 서울 덕수고등학교 교사는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난이도에 대해서는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입시업계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 수능과 9월 모평보다 어려웠다. EBS 연계 강화로 독서는 쉽게 접근 가능했지만 문학에서는 복합 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전년도 수능보다 변별력이 확보돼 국어 영향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변별력을 갖춘 문항과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변별력 있는 어려운 문제도 다수 있었고, EBS가 연계됐지만 실질적으로 정답 찾는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특히 언어와 매체 중 문법이 9월 모평보다 많이 어려웠고 시간도 부족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영역의 경우 EBS와 입시업계 모두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확보됐다고 분석했다. EBS 현장교사단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6월, 9월 모평과 구성면에서 매우 흡사하고 킬러문항이 배제되면서도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난이도에 대해 "6월 모평보다 쉽고 9월 모평 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으로 인해 무게감이 있다. 최상위권 체감 난도는 작년 수능과 9월 모평 사이"라고 설명했다.

종로학원도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한 문제(공통과목 주관식 4점, 22번)가 추가됐다"며 "미적분, 기하 선택과목에서 9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확률과 통계는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선택과목 간 점수 차는 여전히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투스도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9월 모평 흐름이 이어졌다"며 "공통과목의 경우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고 9월 모평과는 비슷했지만 선택과목의 경우 9월 모평과는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9월 모평 수학영역에서 만점자가 대거 나왔던 것과 달리 만점자 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전체적인 실제 성적 분포에는 역대급으로 늘어난 N수생과 재학생 결시율 등 복잡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에는 작년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결시율은 10.6%(1교시 기준)를 기록해 지난해 수능(10.8%)보다 소폭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