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 아니다”… 수능 감독에 폭언한 스타강사, 정체 밝히고 사과

/연합.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자녀를 부정 행위자로 적발했다는 이유로 감독 교사를 찾아가 폭언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가 27일 사과했다. 해당 학부모의 정체는 알고 보니 대형 경찰공무원 학원의 유명 스타 강사였다.

27일 경찰공무원 학원 스타강사인 학부모 A씨의 개인 온라인 카페에 입장문을 게재했다. 입장문에 A씨는 자신의 실명이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언론에 제 뉴스가 계속 나와 의견을 낼까 말까 고민했다. 의견을 내면 피해 입은 선생님에게 2차 가해가 될까 해서 지금도 고민 중이다. 해당 선생님에게 죄송함 뿐이고,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수능 감독 교사의 근무지를 불법적으로 알아내서 찾아간 게 아니냐는 의혹에는 "불법 없었다"라며 딸이 당시 감독관 명찰에 쓰여 있던 이름을 기억했고, 이후에 교육청에 전화를 거는 등 알아낸 과정을 상세하게 밝혔다. A씨는 경찰관이나 공무원이 내부적으로 알려줬을까 의심하는 부분 또한 아니라고 해명했다.

결정적으로 자녀가 부정행위를 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A씨는 "저희 아이는 종료령 후에 답안을 작성한 일이 없다"라며 "본인도 억울하다고 하고, 주위 학생들이 종료령 '띠띠띠띠' 타종 후 '띠'에 해당 감독관이 손을 쳤다고 3명(작성 당시 제출된 것은 2명이고 이후 뒷자리에서 봤다는 진술도 있다)이 진술해 줬고, 그것은 이미 교육부 부정행위 심의위원회에서 내용증명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의 딸이 연루된 수능 부정행위 적발 과정을 음주운전에 비유하기도 했다. A씨는 "위 법조항에 음주운전하는 행위와 음주운전 하러 가는 것을 경찰이 제지한 것은 음주운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이걸 동료 경찰관 3명이 합의했다고 해서 음주운전이 되는 것도, 부정행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CCTV가 없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으나, 답안지를 육안으로 확인해 보면 교사가 손을 쳐서 답안지(1~5) 밖으로 옆으로 그어진 자리가 있다고 했다.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국과수 의뢰 의사까지 있다고 했다.

A씨는 "저희 아이는 원년에 전주교대의 성적이었고,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해 서울대에 합격할 점수를 받았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이 바뀐다고 하니 매일 울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협박과 명예훼손은 너무 과하다면서 "변호사의 신분을 노출한 것은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서 설명하기 위함이었지, 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학교에 찾아가서 따지게 된 건 "사후 소송을 통해 구제해 봐야 불합격된 것이 합격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고 돈을 보상받는다고 하는데 그게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학교에 찾아갔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A씨는 1인 시위를 벌인 것을 가장 잘못한 일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해당 선생님을 많이 놀라게 한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죄송하고, 저도 (1인 시위를 벌인 아내를)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해당 선생님께 죄송하고, 다시는 1인 시위나 찾아가는 모든 행동을 못 하도록 하겠다. 잘못했다. 부모의 심정이 너무 과했다.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지난 16일 치러진 수능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종료령이 울린 후에 답안지를 작성하다 부정행위로 적발돼 수능 시험 성적이 무효 처리 됐다. 해당 수험생의 학부모는 자녀의 수능 감독관이 근무하는 중학교에 찾아가 1인 피켓 시위를 벌이며 항의하고, "교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릴 것" 등의 폭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해당 학부모가 경찰대 출신의 변호사로 유명하고, 대형 경찰공무원 학원의 스타 강사라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교육부와 서울시 교육청 등은 학부모에게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공동 고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 다음은 A 학부모가 온라인 카페에 게시한 사과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