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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10곳 중 9곳 회계공시, ‘깜깜이’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토대 마련

노조 10곳 중 9곳 회계공시, ‘깜깜이’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토대 마련

기사승인 2023. 12. 0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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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노동조합 회계공시 결과 발표..1000명 이상 노조 739곳 중 675개소(91.3%) 공시
1000인 이상 노조 지난해 총수입 8424억원, 총지출 8183억원
고용부
올해 처음 시행된 노동조합 회계공시 제도에 따라 조합원 1000인 이상 노조 및 산하조직 10곳 중 9곳이 회계를 공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깜깜이'로 운영되던 노조의 회계가 투명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고용노동부(고용부)가 공개한 '노동조합 회계공시 결과'에 따르면 공시기간인 지난 10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와 산하조직 739곳 중 675곳(91.3%)이 2022년 회계 결산 결과를 공시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가맹 노조의 공시율은 각각 94.0%, 94.3%였다. 그 밖의 미가맹 노조의 공시율은 77.2%로 나타났다. 다만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등 일부 대기업과 미가맹 전국통합건설노조 등은 조직 내부 방침 등을 이유로 회계를 공시하지 않았다.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정부가 노조 회계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올해 도입했다. 올해는 노조가 회계를 공시하면 10~12월 조합비에 대해 15% 세액공제(1000만원 초과분 30%) 혜택이 부여된다. 공시 자체는 자율이지만, 공시하지 않은 노조의 조합원들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조합비 세액공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노조의 활동을 지원하는것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공공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회계공시와 연계가 필요하다.

일반 조합원은 12월 26일부터 소속 노조와 그 상급단체의 공시 여부를 노동조합 회계공시 시스템에서 확인하고, 이를 통해 내년 1월 연말정산 시 조합비 세액공제를 신청해야 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동조합 회계투명성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며 "이는 노동운동에 대한 조합원과 국민의 신뢰를 높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으로 투명성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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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결과를 분석해 보면 1000인 이상 노조의 지난해 총 수입은 8424억원, 노조당 평균 수입은 12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수입 총액 중 상·하부조직으로부터 교부받은 금액을 포함한 조합비 수입이 7495억원(89.0%)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이자수익 등 기타수입 691억원(8.2%), 수익사업 수입 127억원(1.5%), 보조금 수입 63억원(0.7%) 등 순이었다.

노조당 평균 조합비 수입은 11억1000만원으로, 조합비 수입 규모가 가장 큰 노조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595억원)이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228억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224억원), 민주노총 본조(181억원),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1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밖에 민주노총 철도노조(144억원),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136억원) 한국노총 전국전력노동조합(93억원), 한국노총 본조(60억원) 등도 조합비 수입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지출 총액은 8183억원으로, 노조당 평균 지출은 12억1000만원으로 파악됐다. 주요 지출 항목은 인건비 1506억원(18.4%), 상급단체 부과금 973억원(11.9%), 조직사업비 701억원(8.6%), 교섭·쟁의사업비 424억원(5.2%), 업무추진비 385억원(4.7%), 총회 등 대회비 269억원(3.3%) 순이었다. 반면 교육·홍보사업비는 232억원(2.8%), 정책사업비는 221억원(2.7%)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급단체의 하부조직에 대한 교부금은 1615억원(19.7%) 수준이었다.

인건비 지출의 규모와 비중이 높은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135억원·45.2%), 민주노총 전교조(85억원·56.8%), 한국노총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26억원·54.3%) 등이었다. 업무추진비 비중도 노조별 차이를 보였는데, 한국노총 롯데지알에스(7억원·87.8%), 민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20억원·74.9%), 삼성생명보험노동조합(미가맹, 2억원·59.2%) 등은 업무추진비 비중이 높았다.

이번 공시에서 일부 노동조합은 교섭·쟁의사업비나 인건비 등 일부 공시항목에 대해 '0원'으로 기재한 사례도 확인됐다. 한국노총 일부 하부조직과 민주노총 등의 경우 파업과 집회 등에 소요된 교섭·쟁의사업비를 0원으로, 금속노조 산하 일부 지역 지부 등의 경우에도 인건비를 0원으로 기재했다.

고용부는 공시 오기·누락 사항에 대해 노조가 직접 이를 보완하도록 오는 22일까지 시정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 장관은 "정부는 노동조합 회계공시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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