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기현 사퇴, 당 혁신과 총선승리로 이어지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전격 사퇴했다.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라며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통합과 포용을 당부했다.

김 대표 사퇴는 장제원 의원이 총선포기를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출마는 언급이 없지만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당 지도부, 중진, 친윤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강하게 요구했는데 김 대표가 고심 끝에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혁신위원회와의 개혁 갈등, 총선 수도권 위기론과 낮은 당 지지율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고 깨끗하게 자리를 내놨다.

김 대표의 사퇴로 국민의힘은 당의 개혁과 혁신에 추진동력을 얻게 됐지만 총선 구도는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윤 원내대표 대행으로 갈지 비대위 체제로 갈지 논쟁도 일 텐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인요한 전 위원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당장 새 지도부 구성, 당내 갈등 수습, 선대위 출범과 인재 영입 등 큰 과제가 산적해 있다. 탈당과 창당을 공식화한 이준석 전 대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분명한 정리가 필요한 사안이다. 총선까지 시간이 촉박한데 누가 당을 이끌든지 의원들과 당원들이 개개인의 목소리를 줄이면서 당을 최대한 빨리 안정시키고, 단합하는 게 총선승리의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