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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영어 ‘판박이 논란’, 사설 모의검사 검토·EBS집필진 구성 강화

수능영어 ‘판박이 논란’, 사설 모의검사 검토·EBS집필진 구성 강화

기사승인 2024. 01. 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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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출제위원 사전검증·사후관리 강화키로
사설 모의고사 유사성 확인시 수능 출제 배제 검토
EBS 집필자 구성 및 문항 유출 보안 강화 등
수사 의뢰된 교사들, EBS교재 집필 여부엔 "확인해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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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캡처
앞으로는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라도 사설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하는 등 수능 출제관리가 대폭 강화된다. 또한 EBS 교재 집필자 구성과 운영 원칙을 강화하고 문항 유출 보안 체계도 재정비된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오석환 차관 주재로 열린 '사교육 카르텔 긴급 점검회의' 결과를 10일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23번 문항이 수능 일타 강사의 모의고사 문제에 이어 EBS 수능 교재 감수본에도 실려 논란이 되자 EBS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등 관계기관을 불러 긴급 점검회의를 마련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이 입시학원 강사 교재 지문과 비슷하게 출제된 배경에 대해 지난해 7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강사는 현직 교원들에게 문항을 사들인 의혹을 받아왔고, 현직 교사 4명과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됐다. 특히 해당 지문은 일타강사의 문제집 외에 EBS 수능 연계 교재의 초안에도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졌다.

이에 교육부는 수능 출제본부에 입소한 이후라도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를 입수해 출제 중인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 등을 검토하고, 수능 시행 이후에도 이의신청 시 검토 절차 및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방침이다. 나아가 EBS 교재 집필에 참여한 교원은 문제 출제에 대한 전문성 및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사교육업체와의 유착 유혹이 더욱 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EBS는 집필자 구성·운영 원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완료된 문항 역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체제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사교육 강사와 현직교사 간 문제거래 원천 차단 △EBS 교재 집필·감수진의 사교육 유착 방지 △수능 출제 및 이의신청 처리방식 등 개선 등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지난 12월 마련한 '교원 겸직허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교육업체에서의 강의 △문항 출제 △학원 교재 제작 참여 △컨설팅 등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고의 또는 중과실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해 처분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나아가 교육부는 EBS와 평가원과 함께 사교육 카르텔 대응 등을 위한 긴밀한 실무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향후 재발을 방지하고 수능 출제 등의 공정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현재 감사원은 이와 관련한 경위 등을 감사 중이다.

다만 교육부는 수사 의뢰한 4명의 교사들이 EBS 집필에도 참여했는지에 대해 "수사, 감사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문제가 되는 해당 지문은 '넛지'로 유명한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출간한 저서(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것으로 EBS 교재 최종본에서는 빠졌다. 하지만 한 영어 지문이 사설 모의고사, EBS 교재, 수능에 모두 겹치는 것은 결국 수능 출제진과 사교육 간 카르텔이 원인일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날 '사교육 카르텔 10대 유형' 자료를 공개했는데, 해당 지문이 들어간 선스타인 교수의 저서가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던 점 등을 지적하며 수능 출제진과의 카르텔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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