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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후성 심근증 환자 실용 가능 급사 예측방안 나왔다

국내 비후성 심근증 환자 실용 가능 급사 예측방안 나왔다

기사승인 2024. 01. 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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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인자 2개 이상'부터 급사 위험↑…'심근변형' 저하시 급사 위험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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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교수, 세브란스병원 이현정 교수
국내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급사 예측 방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고위험군 감별을 위해 '위험인자 개수'와 '심근변형' 지표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서울대병원은 김형관 순환기내과 교수와 이상철 삼성서울병원 교수·이현정 세브란스병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국내 최대 규모 비후성 심근증 코호트를 대상으로 미국심장학회 최신 진료지침의 성능을 분석, '심근변형'의 급사 예측력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급성 심장사를 유발하는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이 유전적으로 두꺼워지는 심근질환이다. 200~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고 증상이 없어 다른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진단되기도 한다.

지난 2020년 발표된 미국심장학회 최신 진료지침에서는 7가지 급사 위험인자 중 1개 이상 가진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급사를 일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이식형 제세동기 삽입술이 권고될 수 있다.

연구팀이 진료지침을 국내 비후성 심근증 환자 1416명에게 적용한 결과, 44%(620명)가 1개 이상의 위험인자를 보유했다. 10명 중 4명 이상은 제세동기 삽입을 고려할 수 있는 급사 고위험군이었다.

하지만 실제 급사한 환자는 100명 중 4명에 그쳤다. 5년 6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3.3%(43명)에서 급사 등이 발생했다.

이는 미국 진료지침의 기준을 그대로 따를 경우 불필요한 제세동기 삽입술을 받는 환자가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세동기는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정확한 고위험군 예측이 필요하다는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위험인자 개수'에 따른 급사 위험 예측력 세부 분석을 통해 '위험인자 2개 이상'일 때부터 급사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심근 수축 기능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심근변형의 경우 전체 연구집단에서 다른 변수를 조정했을 때 심근변형이 저하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급사 위험이 최대 4배 높았다. 심초음파로 측정되는 심근변형은 심장 수축 시 세로로 줄어든 정도를 의미하는 지표다.

비후성 심근증 환자들 중 급사 고위험군을 보다 정확히 감별하려면 '위험인자 개수'와 함께 '심근변형 저하'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각각의 급사 위험인자는 급사 위험에 단독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좌심실 박출률 50% 미만'은 예외였다. 이 위험인자만 단독으로 가진 경우 급사 위험이 약 9배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미국 진료지침을 그대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제세동기 삽입술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며 "급사 위험을 신중히 판단하고 적절한 제세동기 삽입술을 실시하기 위해선 심근변형 저하를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하고, 특히 단독으로 급사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좌심실 박출률 저하도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아시아 공식 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아시아(JACC:As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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