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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어떡하려고?” 과고에서 학폭 당해 6수생 된 ‘헬스터디2’ 사연

“죽으면 어떡하려고?” 과고에서 학폭 당해 6수생 된 ‘헬스터디2’ 사연

기사승인 2024. 02. 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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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유튜브 '미미미누'

202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20대 수험생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30일 업로드된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에서는 '헬스터디 시즌2' 남성 합격자 정순수씨가 과거 가난을 이유로 과학고등학교에서 학교 폭력을 당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중학교 재학 시절엔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정씨는 교사의 추천으로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과고는 중학교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이미 교육열이 높은 동네에서 선행 학습을 받은 무리가 형성됐고, 그는 가난을 이유로 괴롭힘당했다.

괴롭힘의 수준은 학교 폭력을 저지르는 학생들끼리 "살살 좀 괴롭혀라, 쟤 저러다가 죽으면 어떡하려고 그러냐?"고 할 정도였다. 정씨는 "많이 상처받았는데 꾹 참고 학교에 다녔다"라고 회상했다.


결정적으로 그의 아버지가 과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을 한 학생이 밟아서 파손시키는 일이 있었다. 그 학생은 "엄마한테 말아지 말아달라"며 "대학생 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꼭 갚겠다"고 했으나 잠적해버렸다.

정씨는 재수를 해야 해서 공부를 하는데 노트북이 없으니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때 그의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공부보다 하루 12시간씩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배달 일을 하다가 큰 사고를 당해 팔 한쪽이 전부 부상을 당했으나, 병원비가 아까워 방에서 혼자 치료했다. 그러다가 급성 패혈증에 걸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도 했다.

정씨는 "그때 정말 비참하기도 하고 '가난하면 많이 힘들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엄마는 병원에 계시고 아빠 혼자서 배달 일을 하시는데 2021년에 아빠까지 치매에 걸리셨다"라고 밝혔다.

막막한 상황에 그해 생일에 그는 죽음을 결심하기도 했다. 결국 그때를 떠올리던 그는 "그냥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학교폭력 당한 것도 내 잘못 아니고, 엄마 아빠가 아픈 것도 내 잘못이 아닌데"라며 "아빠가 '다른 아이들처럼 과외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아빠한테 너무 미안했다. 그냥 과고 가지 말고 일반고를 갔으면 성적 유지하고 의대갈 수 있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면서 눈물을 쏟았다.


그런 상황에도 악착같이 버틴 그는 5년 동안 매년 수능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공부할 시간은 없지만 무작정 수능을 봤다고 했다.

그는 "'헬스터디2' 모집 글 봤을 때 '그래도 신이 나를 버리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며 "이렇게 내 상황을 전부 오픈하니까 더 이상 부끄럽지가 않다. 다 내려놓고 족쇄 같은 것 다 풀고 정면 돌파하고 싶어졌다. 절대 도망치지 않고, 선생님들이 알려준 대로 '이렇게 하면 무조건 성적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헬스터디' 시리즈는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미미미누가 공부 기초조차 없는 N수생을 대상으로 그 해의 수능 시험에 목숨을 걸어 원하는 대학교와 학과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을 담는다. 헬스터디 시즌1 참가자는 전체적으로 수능 등급이 상승해 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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