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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신 칼럼] 다큐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 박수를 치는 이유

[선상신 칼럼] 다큐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 박수를 치는 이유

기사승인 2024. 02. 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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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신 본지 부회장
대한민국 건국과정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 다큐 영화 '건국전쟁'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를 관람한 이들은 거의 대부분 눈물을 훔치거나 종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다큐 영화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건국과정에 대해 왜곡되어 있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을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바로잡아 주는 부분이 많아 우리 사회의 소중한 현대사 교과서로 손색이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과 관련해 한반도 남쪽에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수립하는 데 앞장섰고 한미상호방위 조약을 맺어 대한민국의 굳건한 안보와 경제적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사실은 대체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대사 교과서는 사사오입개헌, 발췌개헌, 3·15 부정선거 등을 자세히 기술함으로써 학생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남한에서는 반공이념으로 인해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대한민국정부수립의 탄생 자체를 폄훼하는 내용이나 한반도 분단과 관련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1946년 6월 이른바 '정읍발언'을 들어 이승만 책임론을 거론하는 내용도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큐 영화 '건국전쟁'은 남한과 북한의 초기 내각 명단을 비교해 오히려 북한이 친일파를 더 많이 기용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1945년 9월 20일 스탈린은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정 책임자인 슈티코프에게 서한을 보내 한반도 북쪽에 인민민주주의 정권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사실과 행정기구라고 할 수 있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구성해 소련의 주도로 북한의 공산화를 진행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승만의 정읍발언 이전에 이미 소련은 한반도 북쪽의 소비에트화를 진행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대목이다.

다큐 영화 '건국전쟁'은 남북한이 단행한 토지개혁이 어떻게 다른지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북한은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통해 토지의 주인만 지주에서 국가로 바뀌었을 뿐이고 소작을 하는 처지 자체는 전혀 변한 게 없었지만, 남한은 지주들의 양보를 이끌어내고 소작농이 토지를 구매하도록 하는 유상몰수, 유상분배 정책을 통해 그동안 소작만을 하던 농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농지를 갖도록 했다. 이는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남한의 농민들이 자신들의 토지를 지키기 위해 공산세력에 맞선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 영화는 6·25 발생 후 한강 인도교 폭발과 관련해 피난을 가던 주민들이 다수 사망했다거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자신은 도망가면서 국민들을 향해서는 국군들이 선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방송을 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전쟁 막바지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반공포로를 석방해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고 한국전쟁 종식을 공약한 아이젠하워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경제원조 등을 이끌어 낸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3억원의 소규모 제작비 탓인지 작품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관련해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고 국내외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사실에 기반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한 제작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영화인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영화를 관람한 많은 관객들이 감동을 받고 박수를 보낸 것은 위대한 업적을 이룬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너무나 역사적으로 푸대접을 받아왔고 대통령 하야 이후의 삶이 너무 초라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속상함이 한데 어울려 나온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본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반성할 점은 없는지, 사실과 자료에 기반한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소련군이 점령한 한반도의 북쪽과 미군이 진주한 한반도의 남쪽은 지금 서로 다른 체제를 갖고 70년 이상 경쟁한 결과 너무나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고 한반도 남쪽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려고 했던 선각자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지혜와 용기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다른 체제의 국가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인물을 역사적으로 평가할 때에는 공과(功過),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다큐 영화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공(功)을 지나치게 많이 부각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적어도 역사적 자료에 기반한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했다는 측면에서 현대사에 대한 균형감을 갖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상신 본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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