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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봄으로 가는 길...달빛·꽃·역사 따라 거닐다

[여행] 봄으로 가는 길...달빛·꽃·역사 따라 거닐다

기사승인 2024. 02.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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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재단 추천, 걷기 좋은 길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노을
낙산공원에서 본 해질녘 풍경. 낙산공원을 지나는 낙산성곽길은 한양도성길 구간 가운데 높이가 가장 낮아 걷기에 부담이 없다. 서울의 일몰, 야경명소로 잘 알려졌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바람 순해졌다. 남녘에선 꽃소식도 들려온다. 휘적휘적 산책하기에 어울리는 계절. 몸이 동하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서울에 자연, 문화,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명소를 끼고 도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 많다.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몇곳 소개한다. 대보름(24일) 달구경에도 어울리는 곳들이다.

낙산공원에서 본 서울 야경
낙산공원에서 본 서울의 야경/ 서울관광재단 제공
◇ 일몰·야경 아름다운 낙산성곽

낙산성곽(길)은 한양도성길 여러 구간 중 성곽 중 높이가 가장 낮은 구간이다. 찾아가기 수월하고 걷기 좋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위 방어를 위한 성곽이라 시야는 여지없이 트인다. 주변으로 종로와 삼선동 일대가 펼쳐지는데 특히 야경이 화려하다. 해질녘 걸어도 좋다. 일몰이 참 예쁘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 구경에도 이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 잠깐. 한양도성을 짚고 가자. 한양도성은 6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1396년 한양을 포함한 도읍지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이를 방어하기 축조했다. 당시 백악산(북악산), 낙타산(낙산), 목멱산(남산), 인왕산의 능선을 연결해 쌓은 성곽의 전체 길이는 약 18.6km, 평균 높이는 5~8m다. 여러 차례 개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이후 1910년까지 514년간 도성으로서 기능을 했다. 이는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도성의 기능을 수행한 기록이다. 한양도성의 성곽을 따라 서울을 에둘러 조성된 길이 한양도성길이다.

낙산공원에 '서울도보해설관광'이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서울의 명소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한다. 흥인지문에서 한양도성박물관, 낙산전망대를 지나 마로니에공원까지 걸으며 성곽길 곳곳에 깃든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서순라길
종묘의 담장과 한옥이 조화를 이루는 서순라길/ 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돈화문국악당
서울돈화문국악당/ 서울관광재단 제공
◇ 정갈한 골목의 매력...서순라길

골목은 언제나 '아날로그 감성'을 선사한다.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에 가끔은 느릿하게 흐르는 시간을 음미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종묘 서쪽 담장을 따라가는 '서순라길'이 요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카페, 음식점, 공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순라길은 조선시대 순라군(巡邏軍)이 순찰을 돌던 길이다. 범죄나 화재를 막기 위해 밤에 궁궐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이 순라군이다. 주변 건물들의 높이는 2층으로 제한된다. 건물에서 종묘 담장 안쪽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천루 빼곡한 도심에서 야트막한 건물과 담벼락의 조화를 감상하며 걸으면 마음이 시나브로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익선동, 인사동 등 인근의 다른 명소에 비교하면 거리도 한산하다. 정갈한 담장과 한옥 위로 은은한 달빛이 쏟아지는 풍경도 고상하다.

서순라길에서 가까운 곳에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창덕궁의 얼굴인 돈화문의 이름을 딴 공연장인데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모습이 눈길을 끈다. 볕 따뜻한 계절에는 야외공연도 열린다.

북한산둘레길
북한산둘레길/ 서울관광재단 제공
◇ 흙길·물길·마을길...북산한둘레길·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서울 도심에 우뚝하게 솟은 북한산을 보고 '깜짝' 놀란다. 북한산은 요즘 도심에서 지하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립공원으로 이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등산 후기나 '인증샷'을 발견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외국인의 '등산관광'을 지원하는 시설도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해 9월에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1호점)를 개관하고 외국인과 동반 내국인에게 등산복, 등산화 등 등산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고 있다. 다국어 안내 서비스도 제공하고 물품보관함, 샤워실, 탈의실 등도 마련했다. 반응이 좋아 같은 해 12월에 종로구 삼청동에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2호점)을 오픈했다.

북한산은 내국인에게도 이미 매력적인 산이다. 조붓한 오솔길, 실개천이 흐르는 등산로, 암벽 등반 코스처럼 보고 즐길거리가 참 다양하다. 등산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북한산 둘레길'이 어울린다. 북한산을 에두르는 산책로로 총 21개 구간, 71.5km에 걸쳐 조성됐다. 기존 샛길을 다듬고 연결해 완만하게 조성된 덕에 걷기에 부담 없다. 물길, 흙길, 숲길, 마을길 등 테마도 다양하다.

송리단길
카페, 음식점이 밀집한 송리단길/ 서울관광재단 제공
◇ 석촌호숫가 감성 '핫플'...송리단길

서울에 '송리단길'도 있다. 송파구 석촌호수 동쪽을 따라가는 길이다. 카페, 음식점이 밀집된 골목으로 석촌호수와 연계해 방문하기 딱 좋다.

석촌호수는 1980년대에 호수공원으로 조성됐다. 호수 주변을 정비하며 수생식물과 야생화를 심고 산책로와 쉼터, 녹지 공간을 조성했다. 사계절 아름답지만 특히 벚꽃 피는 봄 풍경이 화사하다. 호수를 에둘러 1000여 그루의 왕벚나무가 팝콘처럼 하얗고 싱싱한 꽃망울을 터뜨린다. 호숫가에 만들어진 벚꽃터널이 얼마나 로맨틱하고 몽환적인지 가서 보면 눈이 놀란다. 딱 5분만 걸으며 온몸에 생기가 돌고 마음까지 화사해진다. 이런 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수에 반영된 보름달도 운치가 있다.

새롭게 복원된 광화문 월대 전경
복원된 광화문 월대/ 서울관광재단 제공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조선시대 유적 광통교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는 조선시대 유적 광통교/ 서울관광재단 제공
◇ 서울의 역사가 흐르는 청계천·광화문광장

청계천과 광화문광장도 빼놓을 수 없는 산책명소. 청계전에는 600년 서울의 역사가 녹아있다. 서울 도심의 하천으로 조선시대부터 근대화까지 서울의 역사가 흐른다. 2000년대에 들어 청계고가도로가 사라지고 청계천이 복원됐다. 시민들에게 휴식과 여유의 공간이 됐다. 지금은 도심 속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청계역사길, 청계활력길, 청계휴식길로 이어지는 코스를 따라 성동구까지 이어진다.

광화문광장은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는 서울의 대표 광장으로 사계절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작년 재개장 이후로 기존보다 2배 이상 넓어졌다. 최근에는 광화문 월대까지 복원돼 함께 방문하기 좋다. 볼거리도 많다. 광화문광장 한편에는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매장 문화재 노출 전시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공개된 광화문 월대는 궁중에서 개최하는 각종 의식을 위해 조성된 시설이다. 왕이 백성을 만나던 소통의 장소였다. 광화문월대가 복원되며 광화문광장이 비로소 온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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