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탁신 가석방에 전용기 타고 태국 날아간 훈센…‘32년 우정’ 과시

탁신 가석방에 전용기 타고 태국 날아간 훈센…‘32년 우정’ 과시

기사승인 2024. 02. 22. 14:3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428600519_995923241889463_6494400496624129564_n
21일 태국 방콕에 위치한 탁신 전 태국 총리(오른쪽)의 자택에 방문한 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의 모습/훈센 페이스북
훈센 전(前) 캄보디아 총리가 가석방된 탁신 전(前) 태국 총리를 만나 '절친' 면모를 과시했다.

22일 방콕포스트와 로이터에 따르면 훈센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탁신 전 총리와 함께 앉아 있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엔 지난 18일 가석방 돼 자택으로 돌아온 탁신 전 총리가 목과 팔에 보호대를 차고 있었고 훈센 전 총리는 그의 등에 손을 얹고 옆에 앉아 있다. 훈센 전 총리는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의 32년 간의 형제애를 더욱 돈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태국 연립정부를 이끄는 프아타이당의 당대표이자 탁신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을 내달 중순 프놈펜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훈센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해 프놈펜에서 방콕으로 날아와 탁신 전 총리와 점심을 먹고 오후에 프놈펜으로 다시 돌아왔다. 두 사람은 1992년부터 의형제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만남에서도 훈센 전 총리는 탁신 전 총리를 형이라 부르는 등 각별한 우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전 총리가 만나고 있을 당시 탁신 전 총리의 저택 앞에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020년 캄보디아에서 납치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태국 반(反)정부·민주화운동가 완찰레암 삿삭식의 누나 시타눈 삿삭싯이 경찰에 의해 접근을 제지 당한 것이다. 태국과 캄보디아 당국 모두 완찰레암의 행방에 대해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게다가 캄보디아는 지난 19일 유엔 강제실종위원회(CED)에 "캄보디아는 강제실종 사례가 없고, 완찰레암의 사건은 기밀로 묶인 조사중인 사건"이라며 "우리 당국이 납치에 관여했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완찰레암 사건은 강제 실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장기 집권하며 캄보디아를 철권 통치한 훈센 전 총리는 지난해 자신의 장남인 훈마넷에게 총리 자리를 넘겼다. 총리에선 물러났지만 집권당 캄보디아인민당(CPP) 당대표와 국회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국왕의 자문기관인 최고추밀원 의장직을 맡으며 사실상 '상왕' 노릇을 하고 있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 2008년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해외로 도피해 약 16년 간을 떠돌면서도 태국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 탁신도 프아타이당의 '실질적 최고지도자'로 태국 정치의 상왕으로 꼽힌다.

훈센 전 총리는 탁신 전 총리의 해외 도피 시절에도 그와의 인연을 이어 왔다. 훈센은 2008년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해외로 도피한 탁신 전 총리를 2009년 캄보디아 경제 고문으로 임명하고 캄보디아 입국 허용·태국 정부의 신병 인도 요청 거절 등으로 태국과 큰 마찰을 빚었다. 당시 캄보디아와 태국은 서로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양국 관계가 극으로 치달았으나 2010년 탁신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하며 한차례 마무리 됐다.

탁신 전 총리는 여전히 해외도피 중이던 지난해 8월 초 훈센 총리의 생일파티에 동생 잉락 친나왓과 깜짝 등장해 화제가 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순전히 두 사람(훈센·탁신)의 개인적인 관계 때문에 참석한 것"이라며 "훈센은 태국이 자신과 탁신·잉락 전 총리 사이 우정을 이해하길 바란다. 세 사람은 의형제를 선언했고 정치적인 이유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