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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탐사] 초저가 C-이커머스 공습 현실화···유통가 ‘요동’

[아투탐사] 초저가 C-이커머스 공습 현실화···유통가 ‘요동’

기사승인 2024. 0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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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국내 시장 5위 안착
신선상품도 취급···영토 확장중
토종 이커머스, 서비스역량 강화
안전인증 '규제 역차별' 해결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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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소비자 A씨는 최근 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의류를 구매했다가 당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했다. 다른 플랫폼에서 보기 힘든 가격에 혹해 해당 상품을 구매했으나 정작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의 품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A씨는 후속 조치를 받기 위해 수소문해봤지만 불만을 전할 수단을 찾지 못했다. 상품의 문제점이 어떠한 지, 반품이나 교환을 하기 위해서 어디에 연락을 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었다.

지난해부터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즉 'C-이커머스'의 부상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와중, 이 같은 문제점도 함께 속출하고 있다.

중국發 이커머스, 'C-이커머스'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에 안착한 이들 기업은 이제는 배송 기간 축소는 물론, 신선상품 등 취급 품목 확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C-이커머스에 맞서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한다. 일각에서는 기업 단위의 대응을 넘어 정부기관 주도의 규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초저가' 앞세워 국내 안착…고객 대응 부실 등 과제도
22일 아시아투데이의 취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차트 1,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실질적인 사용자 수를 의미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 역시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달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이커머스업계 내 MAU를 조사한 결과, 알리는 717만명으로 집계되며 쿠팡(2982만명)과 11번가(759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MAU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회사의 해당 수치가 337만명에서 같은해 8월 500만명을 돌파한 점을 고려하면 알리의 성장세는 점차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진출한 테무 역시 후발주자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의 약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론칭 초기인 지난해 8월 52만명에서 570만명으로 MAU 수가 10배가량 급증했다. 업계 내 순위 역시 5위에 위치하며 직전 순위인 G마켓(583만명)을 바짝 쫓고 있다.

최근 C-이커머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압도적인 초저가 전략이 통한 점이 꼽힌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동일한 제품을 국내 기업 대비 40~6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입지를 확대했다. 실제 국내 플랫폼에서 9000원대에 판매되는 무선 이어폰 실리콘 케이스는 알리에서 3000~4000원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테무는 최대 90% 할인 정책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완전 위탁 사업 모델을 도입하며 유통 단계를 생략, 마진비용을 줄여 초저가로 상품을 판매한 테무는 해당 방식으로 국내에서 경쟁력를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국내시장을 주력 무대로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판단,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8월 국내 5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알리는 향후 국내 물류센터를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국내 상품 판매 채널인 K-베뉴에서 입점수수료 및 판매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며 국내 셀러 모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C-이커머스의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기업에 비해 부족한 고객 상담 및 불만 건수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알리는 이를 의식해 2022년 11월 고객 서비스 센터를 구축하고 이듬해 말에도 무료 반품 서비스 제공 및 현지 반품 서비스 센터를 세웠으나 아직 체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소비자의 반응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연맹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5배가량 증가했다. 2022년 93건이었던 신고 건수는 지난해 4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가 337만명에서 1년 사이 717만명으로 2배 넘게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의 불만의 증가세는 그보다 많은 셈이다.

아울러 동 자료에 따르면 알리 구매 이후 불만을 느낀 다수의 소비자들은 고객센터와의 전화연결이 힘들고 챗봇 상담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응 나선 이커머스 업계…전문가 "기업 단위로는 부족"
그럼에도 중국 플랫폼의 공세가 거세자 국내 이커머스업계 역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유통학회와 쿠팡, 11번가 등 주요 기업과 대책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은 아직 C-이커머스가 갖추지 못한 능력을 판단, 이를 강화해 시장 내 입지를 사수한다. 쿠팡의 경우, 최근 도서산간 지역에도 서비스를 확대하며 물류 능력을 끌어올린다. 또 파페치 인수와 수입관 내 취급 브랜드 확대로 중국 플랫폼에서 만나기 힘든 명품 및 고급 상품의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SSG닷컴 역시 익일배송 서비스인 '쓱 원데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매 빈도수가 높은 가공식품, 생필품과 공산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었다.

다만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경쟁력이 향후 강화될 점을 고려하면 기업 단위의 대응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초저가 상품을 내세움과 동시에 최근에는 배송 속도로 빨라지며 온라인 채널의 강점을 모두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기업을 두고 품질 이슈가 지속되는 것은 사실이나 워낙 저가에 판매되는 상품이 많다보니 소비자가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 케이스도 많다. 또 회사 측에서 고객 대응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여 대응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망이 이렇다 보니 기존 속도와 고객 대응이 강점이었던 국내 기업의 경쟁력도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업계 차원에서 단체나 협회를 구성해 기존 국내 기업에만 가해지던 안전인증 규제 등 정책을 중국 기업에도 요구하는 등 보다 공정성을 역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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